P. 플레이스, 어디서 모일까? 독서 공간의 힘

공간과 기억의 힘

by 와이작가 이윤정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O 온라인 독서모임, 어떻게 할까?


P 플레이스, 어디서 모일까? 공간의 힘


독서모임은 크게 두 가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번에는 오프라인 독서모임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고민은 바로 장소를 정하는 일이다. 모임 인원에 따라 장소 대여가 필요할 수도 있어서다.


“어디서 모이면 좋을까?”


온라인 모임은 편하다. 줌(Zoom), 밴드, 오픈채팅방으로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화면 너머의 표정과 눈빛을 온전히 읽을 수는 없었다. 가족의 발소리, 울리는 알림, 끊임없는 주변 소음은 집중을 흩트린다. 모임이 끝나면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한마디로 단절된다. 깊이 있는 대화나 여운을 이어가기가 인원이 늘어갈수록 어렵다.


반대로 오프라인 모임은 장소가 가진 힘이 크다. 카페, 도서관, 독립서점, 스터디룸 같은 공간은 책 읽는 사람들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같은 책을 두고 마주 앉는 순간, 긴장과 설렘이 공존한다. 집에서는 TV, 휴대폰, 가족의 방해로 집중이 어렵지만, 오프라인 모임은 책을 위한 작은 섬같은 존재가 된다. 장소의 공기가 곧 독서모임의 분위기를 결정할 때가 있다.


처음 재테크 독서모임에 참여 했을 때는 토요일 9시 강남역 인근 강의장에서 진행했다. 100명 정도 들어가는 공간을 조별로 나누어 소모임을 가졌다. 강남역은 '노는 곳 아니야?' 라고 생각하건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던 곳이다. 주말마다 강의장은 여러 강의로 사람들이 가득찼다. 공간 더하기, 예인 스페이스, 파고다타워, 섬유센터 컨퍼런스 홀 등에서 진행했었다. 대형 독서모임에는 참여자로만 활동해서 운영 노하우는 없지만, 참여 공간 대여료가 들어간다. 참여비용이 5만원 정도였고, 저자 초대 특강과 함께 진행했기에 공간대여료와 저자 초대 수고비 정도는 지출했을 가능성도 있고, 강의료는 무료였을 수도 있겠다. 이 모임에 참여하기 전에 몇 몇 지인들과 소모임을 한 번 더 하고 참여하기도 했다. 토요일 아침 7시에 강남역 할리스에서 매달 모였다가 함께 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독서모임을 하루에 두 번이나 할 정도로 초기엔 독서모임이 좋았다.


골든티켓 독서모임은 멤버 4명이다. 토요일 아침 10시에 주로 모인다. 큰 카페에 네 명의 회원만이 책으로 둘러쌓인 공간에 오롯이 존재하기도 했다. 집중력은 말 할 것도 없이 끌어올라간다. 바깥으로는 한강도 보이는 곳도 있었다. 장소와 책의 기억을 함께 묶을 수 있는 곳들이다. 특정 카페에 마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함께 기억한다. 온라인은 채팅창에만 흔적이 남지만, 오프라인은 장소의 분위기가 함께 오래 지속할 수 있다.


골든티켓 독서모임은 처음에는 부자동네를 타깃으로 했다. "부자들은 어떤 아침을 즐길까?" 궁금했다. 압구정, 반포, 한남, 성북, 동부이촌동, 잠실, 목동, 성수, 마포 등의 지역에 있는 카페나 북카페를 찾곤했다. 커피마시면서 책 이야기를 나누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해어지는 코스다. 여러 곳 중에 느낌이 좋았던 곳을 소개하면 이런 곳들이 있었다. 선릉역 테라로사, 선릉역 북쎄즈, 마포 채그로, 성북 초소책방, 안국 어니언카페, 논현동 아난티 앳 강남, 하얏트 호텔, 파르나스 로비 라운지 강남, 워커힐 호텔 더 파빌리온 등이다. 커피나 브런치, 애프터 눈 티 셋트, 브라이튼 여의도(입주인 전용) 등이다. 토요일 오전 일찍이라 여유가 있었던 곳들이다.


북위키 독서모임은 생활 밀착형으로 동네 인근, 송파에서 운영한다, 석촌호수옆 제이바웃(JBOUT), 투썸 플레이스(스터디룸), 파리크라상, 아크앤북 옆 아띠제, 시디즈 더 프로그레시브에서 진행한다.


그 외에도 남편과 북카페를 찾아다니면서 발견한 곳은 카페 꼼마라는 곳도 괜찮아 보였다. 오프라인 모임은 장소를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장소별 특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카페: 접근성이 좋고 부담 없이 모일 수 있다. 단, 시끄러울 수 있어 토요일 오전이나 구석 자리를 권한다.

도서관 세미나실: 집중도가 높고 비용이 적게 든다. 다만 분위기가 조용해 활발한 대화에는 제약이 따른다.

독립서점: 책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자체적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공유 오피스·스터디룸: 프라이빗한 집중 독서 모임이 가능하다. 자료 공유도 편하다. 단, 비용이 추가된다.

야외 공간: 계절의 변화를 즐기며 책을 나눌 수 있다. 날씨와 소음, 벌레 등 변수가 있다.


독서모임은 성격에 따라 장소가 달라진다. 스터디형인지, 토론 중심인지, 친목 중심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그다음 고려할 것은 접근성과 분위기다. 교통이 편리하고, 책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좋다. 비용도 중요한 요소다. 책값 외에 추가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공간을 찾는 게 좋다.


예상치 못한 기회도 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독서모임 후기를 올리다 보면, 협찬 차원에서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나타나기도 한다. 공간은 곧 모임의 또 다른 멤버다. 어디에서 만나느냐에 따라, 독서모임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갖는다.


온라인은 편리하다. 하지만 오프라인은 책과 사람의 온기가 함께 남는다. 어떤 카페, 어떤 도서관, 어떤 서점에서 모였는지 장소보다 같은 공간에 공존한다는 느낌과 에너지가 달리 느껴졌다. 온라인 보다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감정 교류가 함께 묶이고, 더 깊은 대화가 진행되곤 했다. 독서모임은 결국 사람과 책, 그리고 장소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장소가 달라지면 분위기도, 추억도 달라진다. 그런 기억들이 쌓일수록 모임을 오래도록 지속시키는 힘으로 남는다.



다음 연재 [Q. 퀘스천 독서법, 왜 필요한가요?]은 9월 4일에 연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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