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형 독서모임 vs. 자유 대화형 독서모임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S 스토리의 과학: 책보다 사람이 남는다
T.투머치토커 OUT! 경청하며 배우는 독서모임
독서모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투머치 토커(Too Much Talker)’다. 여러 사람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특정인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차지하면, 다른 사람들은 기회를 잃는다. 결국 어떤 사람은 한마디도 못한 채 돌아가기도 하고,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다음 모임부터는 발길을 끊게 된다. 경청보다 발언이 쏠리는 순간, 모임의 지속성은 위태로워진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리더의 시간 관리 미숙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서 모두가 발언하려면 균형 있는 조율이 필수인데, 이를 놓치면 특정인의 발언이 길어지고 다른 사람의 기회는 줄어든다.
둘째, 성향 차이 때문이다. 외향형은 쉽게 발언하지만, 내향형은 큰 용기를 내야 겨우 입을 뗀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아예 말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셋째, 참여자의 준비 부족이다. 사전에 나눌 내용을 정리하지 않으면 이야기의 맥락이 흐트러지고, 책과는 상관없는 자기자랑이나 신세 한탄으로 대화가 흘러가 버린다.
균형 잡힌 독서모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의 운영 능력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시간을 공정하게 배분하고, 발언 기회를 균등하게 나누며, 참여자들에게 사전 준비를 독려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의미 있고 배움이 있는 대화의 장으로 모임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 한 번 오고 더 이상 오지 않는 회원이 있다면, 그가 모임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되짚어보면 된다.
균형잡힌 경쳥형 독서모임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발언 시간을 관리한다. 오프라인 모임이라면 구글 타이머 같은 도구를 활용해 5분 단위로 시간을 배정한다. 온라인 모임이라면 시작 전에 “5분씩 발언”을 원칙으로 공지한다. 시간이 다 되면 채팅창이나 손짓으로 알린다. 인원이 많을 경우에는 소모임으로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40명이 모였을 때는 8명씩 그룹으로 나누어 각자 5분씩 발언하게 하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둘째, 사전 리뷰지를 받는다. 평단지기 독서클럽에서는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기, 내가 고른 세 문장과 그 이유, 책을 통해 달라진 점, 당장 적용할 점, 나의 한마디 어록, 추천하고 싶은 대상 등을 사전 기록지에 적어 제출하도록 한다. 이렇게 준비된 기록을 줌 화면에서 공유하면 대화가 책에 집중된다. 독서 모임 자체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셋째, 발표와 토론 시간을 구분한다. 먼저 각자가 정해진 시간 안에 발언한 다음, 이후 발표에서 나온 주제 중 한두 가지를 선정해 자유롭게 토론한다. 참여의지가 낮은 경우를 대비해 독서 리더는 3~5가지 발제문을 준비했다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심 주제에 해당하는 질문지를 공유하고 발표나 토론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1. 아이스 멜팅 (참여자별 30초~1분)
단순한 자기소개 대신 “요즘 매일 하고 있는 일”을 나눈다.
직업·사는 곳보다 현재 생활 이야기가 공감대를 형성한다.
2. 책 소개 및 운영 안내 (3~5분)
리더가 도서를 간단히 소개한다.
참여자들은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 문장씩 공유한다.
3. 균등 발표 (참여자별 5~7분, 총 40~60분)
각자 인상 깊었던 문장이나 장면을 공유한다(3개 이내).
타이머로 시간을 관리하고, 길어지면 리더가 자연스럽게 조율한다.
내향형은 질문을 통해 발언 기회를 건네 ‘마중물’을 제공한다.
다음 발표자는 본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앞 사람 발표에서 배운 점이나 인상 깊었던 점을 1~2개 짚어준다.
4.자유 토론 (20~30분)
발표에서 나온 주제를 중심으로 토론한다.
더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에게 발언권을 주어 자율성을 높인다.
5. 마무리 (10분)
오늘의 인상 깊었던 점, 배운 점을 후기로 짧게 나눈다.
향후 일정이나 다음 모임 안내를 공지한다.
1. 출발점은 질문이다.
발표 대신, 누군가 책 속 핵심 문장이나 주제 질문을 던지면서 대화를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한 부분은 어디였나요?” “책 속 문장을 지금 내 삶에 적용한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2. 발언권은 자율적으로 이어간다.
손들고 발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단, 한 사람이 대화를 독점하지 않도록 리더는 부드럽게 내향형 참여자에게 발언권을 던져주며 개입한다. “이 부분에 대해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3. 모임의 흐름은 리더가 정리한다.
대화가 산으로 갈 수 있다. 괜찮다. 책이 전부가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일정한 주제의 끈을 리더가 잡아 주어야 한다. “결국 이 대목이 우리 삶의 ○○와 연결되는 것 같네요.”
4. 분위기는 라운드 테이블이 좋다.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이야기하도록, 리더는 일부러 분위기를 가볍게 유지한다. 누가 리더인지 티나지 않아도 된다. 커피 모임, 브런치 모임처럼 친밀감을 우선시한다.
5. 마무리는 짧게 정리한다.
마지막에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를 돌아가며 말하게 해도 좋다. 또는 “다음엔 언제 만날까요? 무슨 책 읽을까요?” 약속을 미리 선정하는 게 필요하다. 정리하면서 다음 모임으로 이어가는 기대감과 여운을 남긴다.
체계적 운영형 독서모임은 균등 발표, 시간 관리, 준비된 자료 중심이라 책에 집중할 수 있고, 자유 대화형 독서모임은 질문, 자연스러운 흐름, 일상 경험, 공감 중심으로 흘러간다.
체계적 운영형 독서모임은 8명 기준으로 적어도 약 1시간 40분 정도 필요하다. 약 20분 정도 여유가 남아도 아마 직접 하다보면 모자를 수 있다. 토론 길어질 때 보충하거나, 참여자가 많아서 발표 시간이 늘어 날 때 대비용으로 활용하면 된다. 처음 만나서 어색했던 사람들이라도 독서 모임이 끝나면, 열린 마음으로 바뀐다. 자유로운 대화나 SNS 네트워킹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나를 주고 N-1개를 얻는다.”는 마음으로 독서모임의 본질을 사전 안내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만큼 해당 주제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시간 낭비를 줄이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생긴다면, 차라리 별도의 무료 특강을 개설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독서모임은 자기 강연장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자리다. 겸손한 태도로, 주어진 시간 안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눌 때 모임은 살아남는다. 결국 독서모임이 오래 지속되는 비결은 ‘말하는 힘’보다 ‘경청하는 힘’에 있다. 즉, 대화는 말하는 대로가 아니라, 듣든 대로다.
*아이스 멜팅은 이민호 작가의 <적정한 공감>에서 소개한 용어입니다.
(대화와 경청의 기술에 관한 책 3권을 소개합니다)
적정한 공감 | 말그릇 | 한석준의 대화의 기술
다음 연재 [ U 운이 좋아지는 독서모임 루틴]은 9월 18일에 연재 예정입니다.
(브런치북 라이크잇 시, 운이 배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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