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159 삶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참을 줄 아는 것이
삶에서 가장 필요한 건 화려한 말솜씨도, 완벽한 계획도 아닌 '참을 줄 아는 마음'이다.
추석 명절 대목인지, 식당에는 사람들 대기가 많았다. 어머님이 미리 전화해서 예약을 한 덕분에 주차를 하고 식당에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오후 1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만석이다. 직진해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주차할 곳이 있다고 한다. 아버님과 남편은 먼저 내리라고 하고, 나와 어머님만 주차자리를 찾아 더 직진했다.
오르막길에 빈 자리가 하나 있어서 주차를 하고 내리려고 하니, 남편에게 전화가 온다. 주차장 자리가 하나 났다고... 다시 시동을 걸어 가려고 하니, 주차장에 다른 차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냥 주차를 비탈길에 주차를 하고, 걸어갔다. 어머님이 식당에 미리 예약을 했다고 했지만, 대기자가 출입구에 여럿 서있다. 아버님은 오래 서 계시지 못해서 어디 가서 앉아서 기다리면 좋겠다 싶었지만, 앉아서 기다릴 만한 자리가 없었다. 남편은 계속 사람 많고, 자리도 없다며 투덜거린다.
어머님이 식당에 들어가 예약을 했다고 하니, 지금 자리를 치우고 있다며 11번 좌석이라고 말해 준다. 그제야 다른 손님들을 제치고 안쪽으로 입장했다. 아직 상을 치우지 않아 잠시 서서 대기했고, 아버님은 자리를 미리 잡고 앉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어머님이 차를 가지러 가셨다. 식당 앞에 잠시 후 차가 도착한다. 식당 바로 앞은 2차선 도로이지만, 어머님이 도로 중간에 차를 세우신다. 주차장 관리원이 "차에 타실 거에요? 차를 바짝 붙여서 세워야지..."라고 말한다. 나만 들은 것 같다. 얼른 차 문을 타고 차에 올라탔다.
"직진해. 직진하라니까."
아버님과 남편이 둘다 직진하라고 부추긴다. 어머님은 식당 주차장으로 잠시 들어가서 차를 돌려 유턴해서 가려고 했지만, 아버님과 남편이 그러지 말라고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직진을 한다. 남편과 아버님이 계속 이래라 저래라 하니 어머님도 어쩔 줄 모르다가 직진을 했다.
글을 쓰는 작가로 살다 보니, 인내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일 깨닫는다. 초고는 늘 엉망이다. 첫 문장부터 마음에 들지 않고, 구조는 뒤죽박죽이며, 표현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그 서툰 시작을 인내하지 않으면, 완성된 글은 결코 나올 수 없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불안해하고, 단기 수익에 집착하면 결국 손해를 본다.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은퇴 설계는 더욱 그렇다. 소액을 보며 조바심 내지 않고, 복리의 마법이 펼쳐지길 참고 기다리는 사람만이 여유만만한 은퇴생활을 맞이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은 어떤가. 신입사원의 서툰 업무 처리, 상사의 답답한 의사결정, 동료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이 모든 순간에 우리는 선택이 필요하다. 즉각적으로 반응할 것인가, 한 박자 쉬어갈 것인가.
어머님은 직진하다가 오른쪽 길로 잠시 들어선 후 좌회전해서 카페로 방향을 틀었다. 카페에도 차가 한 가득이다. 출입구 쪽에 주차할 곳이 한 자리 있었지만, 어머님이 주차하기엔 버거워 보였다.
그냥 평행주차로 세워두시길래, "제가 주차할까요?"하고 차 키를 받아 우회전했다가 후진해서 빈 자리에 주차를 하고 카페에 들어갔다. 나오려고 하니 평행주차되어 있는 차까지 한 대 더 세워져있다. 나한테 차를 빼 달라고 하신다. 얼른 들어가 조심조심 앞으로 갔다가 후진했다가 몇 번 한 다음 겨우 주차장을 빠져나와 어머니에게 운전대를 다시 넘겨주었다. 나이가 들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판단이 조심스러워진다. 그건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옆에서 재촉하고, 비난하고, 불안을 조장하는 게 문제다.
독서도 그렇다. 평단지기 독서법을 실천하며 느낀 건, 빨리 읽는 게 능사가 아니다. 한 문장 곱씹고, 한 장면 음미하고, 내 삶과 연결되는 지점을 찾는 과정이 깊은 배움을 준다.
인내심 기르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상대방이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린다. SNS에서도, 회의에서도,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마찬가다. 끝까지 듣지 않고 끼어드는 습관을 버리니, 오해가 줄고 관계가 편하다.
둘째, 나 자신의 서툰 모습도 인내한다. 글쓰기 습관이 시스템처럼 자동화되지 않아도, 은퇴 자금이 목표액에 아직 한참 부족해도 괜찮다. 나를 다그치지 않으니 오히려 꾸준히 갈 수 있다.
셋째, '그럴 수도 있지'라고 중얼거린다.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여도, 글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도, 사람들이 말 실수해도 말아더. 이 한마디는 마음의 온도를 지켜준다.
늦어도, 우리는 모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함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함께 웃는다.완벽한 타이밍, 완벽한 선택, 완벽한 결과를 기다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순간을 놓칠 때도 많다. 모든 순간에 필요한 건 바로 '참을 줄 아는 지혜'였다.
명절마다 누군가의 서툰 모습을 보면 짜증이 올라오나요? 한 박자 쉬어가는 건 어때요? 인내한다면, 누군가에겐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 나이들어 우리가 서툴러질 때, 그 인내심을 돌려받지 않을까?나도 모르게, 부모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니까.
159 삶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참을 줄 아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을 인내할 줄 알라."
『사람을 얻는 지혜』
책으로 여는 두 번째 삶, 파이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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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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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얻는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