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93 - 질문과 답으로 생각이 연결된다
2년 전에 갤럭시 Z폴드4를 사서 쓰고 있었어요. 지난달에 액정보호필름이 가운데 부분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동안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붙여 보려고 했지만, 화면을 쫙 펼치는 순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주욱 떠버렸습니다.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아 액정보호필름을 교체하러 삼성 디지털 플라자 서비스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액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운데 부분에 검은 반점이 보였습니다. 액정 보호필름보다 액정문제가 더 심각해 보여서 접수를 액정 검사로 접수했습니다. 어차피 액정이 문제면 액정보호필름 교체가 의미가 없으니까요. 기사님이 스마트폰을 서비스 모드로 설정하고 몇 분가량 점검을 하시더니 이건 액정 문제라고 결론이 났어요. 액정을 바꾸면 기기의 배터리도 바뀌고 앞 뒷면 커버를 제외하고는 다 바뀐다고 하시더군요. 이번 달 말 AS 기간 2년이 되는 날입니다. 다행히 AS 기간 안쪽이라 무상으로 교체받았습니다. 새로운 폰이 된 순간이었죠. 그 폰으로 인스타그램 올리고 영상 작업도 많이 했습니다. SNS 소통도 많이 하고요. 그런 날이면 어깨가 뻐근하곤 했죠.
며칠 후에 갤럭시 Z폴드 6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편이 가볍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교체를 추천했습니다. 매장에 가서 만져보니 얇고 전면부 화면도 넓어 보였습니다. 한 손으로 들어보니 무엇보다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죠. Z폴드 6을 예약구매하고 지난달 받게 됐습니다. 오늘은 그전에 AS 받은 갤럭시 Z폴드 4를 중고로 판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번 방문했던 매장에서 중고 폰을 수거하는 기기가 있었습니다. '민팃'이라는 기기인데요. 스마트폰을 점검하고 등급을 매긴 후 보상금액을 계좌로 바로 보내주는 스마트폰 중고 거래 자동화 기기입니다. AS 받은 지 며칠 되지 않은 폰이니 보상금이 최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신청하고 기다렸습니다. 화면을 펼친 채로 한 번, 화면을 닫은 채로 한 번 점검을 합니다. 두 번의 점검을 마친 후 분석 결과를 보여줍니다. 결론은 S등급이 아니라 A등급이었습니다. S등급은 60만 원, A등급은 39만 원입니다. AS 받은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결국은 보상판매를 취소하고 다시 스마트폰을 회수했습니다. 화면을 잘 안 닦고 넣었나 싶어 앞 뒷면을 다시 닦으며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근처에 있던 매장 직원이 이상하게 보였는지 폰을 보자고 합니다. 폰이 깨끗한 걸 보자, AS 한지 얼마나 됐냐고 묻습니다. 며칠 전에도 고객 한 사람이 AS 방금 받아온 폰을 기기에서 확인했더니 B등급이 나왔다면서, AS 날짜를 확인하고 영수증 첨부하면서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AS 받은 기간이 7일 이내여야 한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20일이 넘은 상태였지요.
다시 잘 닦아서 한 번 더 점검해 봅니다. 여전히 같은 등급이 나왔습니다.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버튼을 눌러보니 힌지 아랫부분에 상처가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카메라가 점검하다 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점검하기 전에 액정 보호필름 붙어 있던 것도 다 때어버린 상태였는데, 담당자 말로는 액정보호필름 붙어있는 상태가 더 높은 등급이 나왔다고 이야기해 주더군요. 아쉬웠습니다. 결국 낮은 등급을 인정하지 못하고 폰을 다시 회수해서 나왔습니다. 민팃이라는 기계는 중고 기기를 256GB나 512GB나 동일한 가격을 측정한다고 하네요. 옆에 있던 직원분도 아깝다면서 당근 거래를 추천하셨습니다. 추가 보상을 받는다면 민팃 거래가 낳은 데 제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통해 구매한 거라 추가 보상이 해당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 손해처럼 느껴졌습니다.
일단 AS 센터를 나왔습니다. 당근 거래 예상 금액을 보니 민팃 기기보다 5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까지 높게 측정되어 있더라고요.
5만 원을 더 받을 것인가? 시간을 아낄 것인가? 어떤 게 마음 편할까?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졌습니다. 당연히 중고거래 하면 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번거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속 시간도 정해야 하고, 사진 찍고 올리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이 계획되어 있어서 시간을 따로 빼는 게 곤란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지인을 통해 할인 된 가격으로 구매한 상태라 추가 보상을 미리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돈 대신 시간과 마음 편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직원은 당근을 추천했지만, 결국 저는 인근 다른 매장에서 중고폰으로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기 회수 후 몇 분만에 통장에 돈이 입금되네요.
남편이 묻습니다. 아깝냐고요.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나한테 맞는 쪽으로 선택하는 게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특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면,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이 내게 가장 마음 편한 상태를 만들어 줍니다. 보고 듣는 것에 무조건 동의하는 '당근'으로 대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 '무엇을?' '어떻게?' 세 가지 질문만 던져봐도 생각이 정리 됩니다. 마음이 편해집니다. 남들이 뭐라도 하더라도, 저는 제 마음이 편한 게 좋습니다. 돈 보다 저의 행복을 선택한 하루였습니다.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보상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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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 다른 매장 민팃기기에서는 보상 결함 부분이 다른 곳에 나오더라구요. 분명 AS 받고 다 교체받았는데... 오늘 힌지부분 보호필름 뜯었는데... 왜 상처가 있다고 나온걸까요? ㅎㅎ 이미 끝났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있나봅니다. 이 글 적었으니, 이제 관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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