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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얼마면 살 수 있어요?

거인의 생각법 103 - 부자로 만든 질문

by 와이작가 이윤정

결혼한 지 13년 차 파이어 부부입니다. 처음 배우자를 만난 건, 2006년이니까 19년째 얼굴을 보고 있군요! 같은 직장에서 만났습니다. 2011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집을 구할 때가 된 거죠!


버스 타고 지나가다가 우리 집은 왜 없을까 하며 한숨을 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전세로 신혼집 알아보러 다녔는데요. 돈에 맞추면 마음에 드는 집이 없었습니다. 연락처만 남겨두고 와야 했어요. 송파에 살고 있었는데, 돈에 맞춰 집을 알아보러 다니다가 강동으로 흘러갔습니다. 부동산에서 소개, 소개, 소개, 소개를 거쳐서 말이죠.


한 아파트에 전셋집을 보러 갔는데, 집이 없어서 부동산에서 집 구조라도 보라며 파는 집을 보여주더라고요. 창문을 열어보니 'W'라는 글자가 한강 건너에 보이더라고요. 집을 보고 나니 여기 살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전세가 없는 바람에(?) 집을 사려면 얼마냐는 질문을 했어요. 전세에서 갑자기 집을 사는 걸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내가 여기 산다면?' 산다는 생각이 드니 주변에 것들이 다 좋아 보입니다. 지하철역이 회사 가려면 한 번 갈아타야 하긴 했지만, 환승 구간도 짧았고요. 근처 재래시장도 있고, 한강도 있었으니까요. 남편과 제가 모은 돈과 시댁에서 조금 보태주신 덕분에 매수할 수 있었어요. 결국 인테리어도 하지 않고, 신혼살림도 나중에 사기로 하고, 가진 돈을 다 끌어 모았던 것 같아요. 집을 사고 나서는 집 값에 신경을 안 썼습니다. 우리가 산 집값은 떨어지기도 했지만 어차피 살(living) 아야 되는 곳이니까요. 그렇게 6년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6년을 살았지만 집 값은 거의 오르지 않았어요.


살면서 아쉬움이 한편에 있었거든요. 송파. 직장이 송파라서요. 송파로 이사 가고 싶었습니다. 이사 생각이 6년 만에 다시 떠올랐어요. 그렇게 집을 다시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부동산에 가서 집을 보는 데 '내가 여기 살면?' 하는 생각으로 보니 다르게 보입니다. 넓은 집보다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중교통, 공원, 잠실 롯데 도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즐기자는 마음으로 잠실도보를 선택했습니다.


아파트와 동, 라인까지 골랐습니다. 진짜 살 거니까요. 앞도 뻥 뚫려있고, 공원도 보이고, 도로변이랑은 너무 가깝지 않은 곳! 처음 본 집이 마음에 들었는데, 비싸서 못 샀습니다. 몇 개월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오천 만원이나 올랐지만, 당시가 아니면 못 살 것 같더군요. 그렇게 마음속에 있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최고가를 찍고 샀습니다. 집을 살 때 처음으로 부동산 책을 사서 읽어봤습니다. 처음 유료 강의도 들어봤었고요. 8년 지났습니다. 지금은 그때 안 샀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집은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이기도 했습니다.


내 거가 생기니 경제공부가 저절로 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고요. 한 주라도 내 돈을 들여 사두면 자산의 변동으로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게 됩니다. 집도 실거래가 알람을 등록해 뒀거든요. 공부가 저절로 됩니다.


집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준 계기는 바로 배우자에게 "이사 가자! "라고 했던 일입니다. 부동산에 "여기 얼마면 살 수 있어요?" 물었던 것 그리고, "여기 어때?"라고 배우자에게 질문하고 의견을 들어봤기 때문에 부동산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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