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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도움만 줄 뿐이다. 글감과 메시지

이윤정 라이팅코치의 글쓰기 수업

by 와이작가 이윤정

작가에게 알맞은 경험이 있다. 작가는 오직 도움을 줄 뿐이다.- 374 {파이어 북 라이팅}


지난번 무료 책쓰기 특강에서 한 작가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작가님에게 오늘 무얼 했느냐고 여쭤봤더니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좀 더 시간을 드렸더니 그날 있었던 이야기가 술술 나옵니다.


'아침에 일어나 <노르웨이 숲>을 읽었다. <상실의 시대>로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디테일하게 감정을 잘 표현한 소설이었다. 500자 정도 글쓰기 연습을 했다. 피아노를 배우러 갔다. 하지만 교통난으로 정시에 도착하지 못했다. 수업을 듣지 못했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수업에 참여했다. 인스타그램에는 순간의 감정을 기록한다.'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배움'을 위해 노력한 작가였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구체적으로 오감을 동원하여 적는다면, 아마 1000자 분량의 글이 나올 겁니다. 작가 자신에게 온전한 시간을 내어주고, 배움에 최선을 다한 날이었을 거라고 이야기해 드렸어요.


작가마다 알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 같아도요. 같은 책을 읽어도 우리는 다른 페이지를 읽습니다. 당연히 생각과 감정이 다를 수밖에요. 같은 차를 타고 학원에 가더라도 주변에 지나가는 차들의 모습은 다릅니다. 그날그날의 교통상황도 다를 수밖에요. 어제 있었던 일을 글로 쓴다면, 어제 쓰는 글과 오늘 쓰는 글은 다릅니다. 일부는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 수업은 항상 다른 수업을 하니, 다음 달에 수업을 들으면 또 다른 실력을 쌓아갈 수도 있고요.


이처럼 단순한 일상에서도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독자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보기 위해서라는 글을 본 적 있습니다. 그냥 작가의 삶을 보여주면 되지요. 작가가 상상하는 삶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 정해연 작가의 <홍학의 자리>라는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들었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인물별로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는지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김준후라는 선생님과 황권중 경비원과 라면을 먹는 장면부터 차에서 시신을 발견한 모습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더라고요. 그런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작가는 독자에게 그 장면을 고스란히 전해줄 수 있도록 묘사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스샷 찍듯이 글로 적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에는 정해연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정리되어 있었죠.


작가에게 알맞은 경험을 고스란히 글에 담으면 됩니다. 그리고 작가는 독자에게 재미든, 정보든, 짜릿함이든, 공감이든 오직 도움을 전달하면 됩니다. 그게 메시지이지요.


글쓰기는 수학공식입니다. 공식에 맞춰서 작가의 경험을 입력하면 글이라는 출력물이 나옵니다. 공식은 책쓰기 수업에서 알려드려요. 공학도인 제가 지금의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글쓰기 공식을 배운 덕분입니다.


여러분도 쓸 수 있습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에 이제 작가가 나올 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렇게 수학공식에 담긴 글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image.png?type=w1 출처: 스레드



Write, Share, Enjoy! Repeat!


374 알맞은 경험, 오직 도움.jpg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541946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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