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151 - 끊임없이 시험해 보기
퇴사하고 집에만 있으니 평소에 움직이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일 년 반 넘게 집에만 있었더니, 직장 생활할 때처럼 틈새 운동 루틴도 자연스레 무너지더군요. 회사에서는 90분에 한 번씩 알람을 맞춰두고, 강제로라도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며 3~5분 정도 틈새 운동을 했었거든요. 단순하지만 그런 작은 움직임도 일상에 큰 운동이 된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닫습니다. 집에서는 신기하게도 그 습관을 이어나가는 게 어렵네요.
직장에서는 규칙적으로 8시부터 5시까지 근무했습니다. 집에서 글 쓰고, SNS 하고, 톡후감 발행, 책 쓰기 수업을 진행하니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일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올림픽공원이나 잠실 교보문고까지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여름에는 더위,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외출하려면 도전할 용기가 필요하죠. 그러다 보니 결국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운동하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네요.
문득 이렇게 계속 앉아만 있다 보면, 1년 후나 5년 후에 제 척추에 무리가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가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 건강이 안 좋아지면 글쓰기도 힘들어질 테니까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달리기를 하잖아요. '지금 무언가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올해 초,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헬스장에 등록했어요. 이왕 바꾸기로 한 거라면, 제대로 된 계획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NAC(Neuro-Associative Conditioning, 신경 연상 체계 조절) 시스템에 따라 점검해 봅니다.
NAC 시스템은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데 굉장히 유용한 도구인데, 다섯 가지 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기존의 나쁜 습관을 고통과 연결합니다. 계속해서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는 제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어요. 만약 이 상태가 1년, 5년 더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척추와 목에 심각한 통증이 생길 수도 있고, 앉아 있는 게 점점 더 힘들어져서 결국 글쓰기도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대로 두면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이 생기더군요.
둘째, 새로운 패턴을 즐거움과 연결합니다. 올해 초 헬스장에 등록한 후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작은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한 번 헬스장에 다녀올 때마다 그 뿌듯함이 저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줬습니다. 특히나 '런데이' 앱을 사용하면서 5km 달리기 목표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처음으로 운동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것 같아요. 한 번도 마라톤 달리기를 해 본 적 없지만, 초보자 30분 달리기 코스를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되는 느낌이 듭니다. 운동이 저에게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 되어가는 순간이더라고요.
셋째, 제 가치와 철학에 맞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저의 인생철학 중 하나는 ‘꾸준함’이잖아요.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반드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운동도 하루아침에 크게 변화시키려 하기보다는, 조금씩 꾸준히 하자는 목표를 세웠지요. 독서와 글쓰기, 투자도 꾸준함이 중요하듯, 운동도 마찬가지겠죠? 매일 조금씩 운동하고, 그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분명 큰 변화를 만들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특히 운동하러 가면 글을 언제 쓰나 싶어 상반되는 활동처럼 보이지만, 최근에 읽은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라는 책에서는 "운동하는 시간도 글 쓰는 시간이다"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때도 영감이 떠오르고, 달리기를 하면서도 쓴 글을 다시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첨가해야 할 요소들, 빠진 내용들도 다시 챙겨볼 수 있었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만이 글쓰기의 시간이 아니라는 걸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넷째, 기존의 나쁜 습관을 통해 느꼈던 혜택을 새로운 습관에서도 발견합니다. 직장에서 90분마다 잠시 쉬며 운동을 했던 것처럼, 이제는 헬스장에 가는 패턴으로 운동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서 움직였듯이, 집에서도 4시가 넘으면 움직여야 한다는 습관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운동을 마칠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은 책상에 앉아서 글을 썼을 때 느꼈던 뿌듯함을 대체합니다.
다섯째, 새로운 습관을 통해 변화된 미래의 저를 상상합니다. 매일 조금씩 달리기를 연습하다 보면, 1년 후에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한 작가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운동을 통해 얻은 체력이 글쓰기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면서요.
오늘은 헬스장 대신 올림픽공원을 선택했습니다. 헬스장에서 뛰는 것과 외부 공원에서 뛰는 것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조금밖에 뛰지 않았는데도 다리와 발바닥에 힘이 다르게 들어가는 걸 느꼈어요. 오디오북으로 <AI 사피엔스>를 들으면서 달렸어요. 한성백제문화 축제기간이라 생생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고요. 앞뒤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인생과 연결시켜 보며 글감을 떠올렸습니다. 공원의 한적한 벤치에 앉아 멀리 보이는 롯데월드타워가 눈에 들어와서, 순간적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대전화를 꺼내 벤치와 롯데타워가 들어가는 장면을 사진에 담았죠. 스레드에도 "책 보다 더 좋은 책"이라는 글을 남겼고요. 인스타그램 스토리도 공유했습니다. 운동하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며 기록을 남기는 것도 나름의 동기부여가 됩니다.
책상 앞에서만 글을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운동하는 순간에도 글쓰기의 영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NAC 시스템처럼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가면 새로운 습관을 즐거움과 연결시켜 체계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일 년 후 더 나아진 당신을 상상하면 지금부터 조금씩 변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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