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159 -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말은 무엇인가?
"잘 마실게!"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W가 따뜻한 라테 한 잔을 부탁합니다. 물론 "알았어!"라고 대답했지요. 주방 옆 베란다쪽 보조 싱크대위에 일리 커피머신이 있습니다. 열린 창문밖으로 아파트 단지 너머 한강 근처 작은 산봉우리는 여전히 초록빛이고, 파란 하늘이 함께 펼쳐집니다.
파란 물통에 물을 채우고, 커피 기계에 장착합니다. 전원 버튼을 누른 후, 일리 캡슐을 준비하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냅니다. 스텐레스 컵에 1/3 정도 따라 붓습니다. 캡슐 껍질을 벗깁니다. 커피를 캡슐 손잡이에 끼워 넣고 기계에 장착하면, 딸깍 소리가 납니다. 컵을 밑에 받혀두고, 버튼을 누르면, "지~~~잉" 소리와 함께 에스프레소가 추출됩니다. 손잡이를 돌려 캡슐을 꺼내 버리고, 다른 캡슐 하나를 다른 컵에 추출합니다. 커피기기에서 거품 버튼을 누릅니다. 스팀 버튼이 활성화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 사이 물이 끓으면 컵 하나에 뜨거운 물을 따릅니다. 저를 위한 아메리카노 완성입니다.
파란색 불이 "땡"소리와 함께 켜지면, 스테인레스 컵을 들고 거품기로 가져갑니다. 버튼을 누르면 "치~익" 소리와 함께 스팀이 나오고, 우유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면서 거품이 만들어 지죠. 컵을 조금씩 오른쪽으로 휘휙 돌리면서 거품이 넘치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정지 버튼을 누르고, 우유가 담긴 스텐레스 컵을 싱크대 바닥에 탁탁 두번 정도 칩니다. 거품이 터질 건 터지며 밀도 높은 우유 거품으로 바뀝니다. 에스프레소만 담긴 컵을 45도 기울인 다음 우유를 컵 모서리를 타고 내려가도록 따라 붓습니다. 라떼를 만들려고 했는데, 오늘은 거품이 많아져서 카푸치노 처럼 만들어졌네요.
W가 주방 앞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컵을 건네주니 잘 마시겠다는 말을 남긴 채 방으로 커피를 가져갑니다. 갑자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아침에 읽은 책 때문인지, 미소 짓고 있는 저를 알아차리게 됐습니다. 저는 W가 "잘 마실게."라고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요. 커피 기계 뒷정리를 마치고, 아메리카노가 담긴 컵을 들고 와 W옆에 있는 제 책상위에 내려놓고 말을 꺼냅니다. 기분 좋아지는 말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뭐냐고 묻길래 당신이 잘 마시겠다고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한번 W가 "잘 마실게"라고 한 번 더 대답해 주네요. 입꼬리가 다시 살짝 올라갑니다. 이 글을 쓰다보니 그 순간이 기억나서 한 번 더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칭찬을 듣거나, 상대방이 고마움을 표현해 줄 때 우리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만 상대방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을 때 그런 말을 들을 때와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들었을 때 좋은 감정의 크기가 다른 것 같아요. 뜬금없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하면 이유를 물어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럴 때,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해" "마냥 좋아."라고 하면 상대방의 기분도 좋아지죠.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좋은 말을 해야한다고 나옵니다. 정작 그걸 활용하더라도 우리가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좋은 말을 듣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직장 상사나 선배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경우라면 약이 오르기도 하죠. 그럴 때, 저에게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그럴 수 있지." 입니다. 순식간에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한 충격이 줄어듭니다. 여기서 끝내지 않죠. 한 번 더 나에게 해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좋아, 한 번 해보자!"
다른 사람이 나쁜 말을 하더라도, 나 스스로 필터링하면 됩니다. 세상의 모든 말들을 흡수할 필요는 없지요. 선택은 나의 몫입니다. 상대방에게 상처 받는 말을 한 번 들었다면, 자신에게 칭찬은 두 번, 세 번 해주세요. 컴퓨터 저장장치에서 'First in First out(FIFO)'로 동작하듯이, 나를 힘들게 하는 말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좋은 말을 계속 채워넣어주면 됩니다. 좋은 사람 만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나 자신이라도 계속 좋은 말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말이 듣고 싶다면, 나를 위로해 주는 에세이 분야의 책을 골라보시면 어떨까 해요.
브런치 스토리에 "잘 보고 있습니다."라고 댓글을 남겨주는 작가님들이 계십니다.
"작가님들 덕분에 제가 힘이 납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크 트웨인 "올바른 말은 유능한 대리인이다. 우리가 적절한 말을 할 때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 <거인의 생각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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