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168 - 부정적 감정도 의미가 있다.
세상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부당한 상황이 펼쳐지거나 불편한 관계가 지속할 때 자신의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혼자 속상해하거나 끙끙 앓아눕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유아기 때 형성된 감정들이 어른이 되어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저녁에 아빠와 통화를 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했거든요.
딸 : "아빠, 내가 어렸을 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했던 것 없었어?"
아빠 : "안 했어."
딸 : "그런 거 없었나? 내가 엄마 아빠 속상하게 했던 기억 없어?"
아빠 : "어, 큰 언니 하고, 둘째 언니하고, 너하고 그런 거 얘기 하나도 한 게 없어. 말을 잘 들었어. 전부 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같은 데 보면 말썽 부리고 하는 거 있잖아. 그거 보면 왜 저러는가 싶다."
딸 : "아빠가 우릴 잘 키워서 그런가 봐."
아빠 : "나는 그런 걸 한 번도 안 했어."
딸 : "맞아, 엄마 아빠는, 우리한테 '하지 마라' 소리를 한 번도 안 한 것 같아."
아빠 : "다 알아서 하니까, '하지 마라' 할 수 있나."
어렸을 때 부정적인 말로 부모님이 저를 다그쳤던 적이 있었나 떠올려 봅니다. 문득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는 축복 속에 자란 운이 좋은 아이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들어보지 않은 아빠를 보고 자란 덕분이겠죠. 저는 욕을 안 합니다. 책 속 문장에 나오는 욕이나 드라마/영화에 나오는 욕을 들으면 뭔가 마음이 불편해지고요. 화가 나더라도 혼자 속상해할 뿐,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방법은 그저 제가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거뿐입니다. 화를 내야 할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하죠. 배우자랑 다툼이 있었을 때도 저희 부부는 침묵이 전부입니다.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그냥 속으로 삭이는 법을 부모님께 배운 것 같습니다. 아빠가 화를 낸 모습을 본 건 딱 한 번입니다. 아빠가 엄마랑 다투다가 화가 나신 건지 더는 못 참으시고 초록색 대문을 쾅하고 닫고 집을 나가셨던 기억이 떠올라요. 왜 그렇게 싸우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빠는 하루에 담배를 한 갑씩 피우셨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담배를 하루 만에 끊으셨죠. 그 후로 지금까지 40년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아빠는 전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세요. 충분히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는 화가 안나냐고 물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아빠를 보고 자라서인지 저희 집 식구들은 화를 내거나 욕을 하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부당한 경우에도 그냥 수긍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는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건강하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걸 권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커지거든요.
첫째, 말로 하기 힘들 땐, 그 감정을 글로 기록합니다. 원인을 발견하고 해소시키는 방법을 찾아봅니다.
둘째, 신체 활동으로 해소합니다. 수면, 걷기, 조깅, 요가 등은 신체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내면소통으로 호흡을 합니다. 4초 들이마시고, 4초 멈췄다가 8초 내쉽니다. 이 과정을 몇 회 반복합니다.
혼자 상처를 받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어느 날, 적극적인 태도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사이에 끼어 들어가 정면으로 다가간 적이 있었습니다. 화를 낸 게 아니라 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상대방의 틈 사이에 끼어들어갔죠. 그러자 반대로 상대방이 당황스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해 보세요. 무엇이라도 표현하면, 지속적인 고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당신이 마음 편안해지는 자신만의 긍정적인 해소 방법을 하나씩 마련해 두면,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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