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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입니까?

거인의 생각법 178 - 새로운 포괄적 비유가 필요한 순간

by 와이작가 이윤정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경우 자신을 소개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명인사는 이미 상대방이 알고 있으니 이름 석자만 말해도 되겠죠.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 앞에 수식어를 붙여야 합니다.


첫째, 1대 1로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3월에 책쓰기 무료 특강에서 만난 인친이 있습니다. 시댁에 오면 생각납니다. 왜냐하면 차로 10분 거리에 살고 계시다고 했거든요.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확실하지 않아서 미리 약속하진 못했습니다. 11시가 넘어서 전화를 해봤습니다. 만나지 못하면 통화라도 하자 싶었죠. 마침 시간이 맞았습니다. 근처 카페로 와주셔서 첫인사를 나눴습니다. 온라인에서 소통을 자주 하고, 제 책을 읽어 주신 분이다 보니, 저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자마자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어요. 자리에 앉아 요즘 근황을 물어보고,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육아도 하고, 운동도 하고, SNS도 하면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고, 책도 언젠가 출간해보고 싶다 합니다. 점점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대화하는 저희 둘의 목소리가 커집니다. 뒷자리에서 "저기요, 거기 목소리가 너무 커서 음악이 잘 안 들리거든요." 할 정도였어요. 너무 조용한 카페라 1층으로 내려가 대화를 이어갔어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 나누다가 문득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워요."라는 말이 상대방에게서 나왔어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과연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달팽이 같이 느린' '안티 게으름쟁이' 등 다양한 수식어를 여러 개 떠올려야 그나마 자신에 대해 소개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씩 덜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나 자신은 한 마디로 설명하긴 곤란하죠. 때론 내향인이었다가 때론 외향적이기도 하고, 때론 감정적이 되었다가 때론 이성적 인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1대 N으로 만날 때도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따라 자신의 소개범위가 달라집니다. 오후에는 라이팅코치 7기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수료하는 코치님들이 앞에 나와 각자 자신을 소개합니다. 앞으로의 비전이 무엇인지 소개해 보라는 요청을 받으십니다. 6명의 코치들이 자신의 비전을 소개하고 나니 그들이 어떤 사업을 펼쳐 나가실지 기대됩니다. 어제 스승님에게서 '사례 발표'를 해 줄 수 있냐고 문의가 왔습니다. 어제 새벽 1시 20분까지 자료를 만듭니다. 간단하게 15분 정도 준비하라 하셨는데, 그냥 말로 하는 것보다는 시각적으로 보여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자료를 후다닥 만들었죠. 따끈따끈한 공저 출간 기획에 대한 절차로 준비했습니다. 제가 무슨 책을 출간했고, 제가 어떤 회사에 다녔고, 제가 몇 살인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경험했던 내용과 환경을 소개했습니다. 따로 제 소개를 하지 않고 공저에 대한 설명만 했을 뿐인데, 저의 성격, 업무처리 방식, 강의 스타일,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을 알아챕니다. 약 20분 정도 발표하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한 마디로 소개하지 못합니다. 때론 침묵하기도 하고, 때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고, 가끔은 듣고만 오기도 하고, 어떨 땐 강의를 하고 올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자신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책을 읽습니다. 어떤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소설/시 문학이든, 자기경영 비문학이든 읽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둘째, 글을 씁니다. <아티스트웨이>에 나오는 모닝페이지도 좋고, 책을 읽거나, 보고, 듣고, 맛보고, 만져보고,맡아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적을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을 적는 게 중요합니다.

셋째,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관심을 가져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관심을 보이는지 알아채는 일입니다.


나 자신을 직접 내가 바라보는 것과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론 그 차이가 클 때도 있거든요.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 소개하고 이야기하기 위해 자신을 소개하는 연습을 미리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모습의 멀티 페르소나를 지닌 당신을 한 마디로 소개해야 할 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당신은 한 명이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짠하고 나타날 수 있도록 평소에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Write, Share,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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