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 김도윤, 2781회차
241122 엄마 목소리 들어보기
오늘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우리가 엄마에게 부탁했던 일은 엄마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일까?
어느 하나라도 엄마에게 이득 되는 것이 있었을까?
《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 김도윤
아침에 읽은 글은 엄마 생각이 유독 많이 났습니다. 엄마의 장례식 모습이 하나씩 오버랩되면서 글을 읽게 되었거든요.
지금껏 입관할 때 들어가 본 적은 없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실 때를 빼곤요. 처음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봤습니다. 냉기 가득한 입관실에 들어갔습니다. 엄마가 가운데 꽃단장을 하고 누워계셨어요. 낯설었습니다. 몸에 있는 구멍은 모두 솜으로 막혀있었습니다. 관에 꽉 끼지 않을까, 가는 길이 편안할까,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처음이라 알지 못했던 것, 수의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네요.
한 대학의 의대 교수는 죽은 자의 옷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의 망자가 과연 생전 한 번도 입지 않은 수백 년 전의 낯선 의상을 입고
의례를 치러야 하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평소 입었던 면 옷을 입으면 이질감도 없고 자연 친화적이죠.”
장례 전문가는 평소에 입던 옷으로 입관하면 옷이 꽉 끼기 때문에 시신이 자주 움직이게 되고 체액이 흘러나오게 되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처음이라 알지 못했던 것《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 김도윤
의대 교수의 말이 맞을지 장례 전문가의 말이 맞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의대 교수님은 입관에 참여해 본 적 없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둘 다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시신에게 옷을 입히다가 상처를 입힐 수도 있고요. 평소에 입지 않던 옷을 입으면 그날 하루는 모든 것이 어색하듯, 떠날 때도 평생 살아왔던 모습으로 떠나는 게 훨씬 좋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지만, 평소의 옷을 입고 마지막을 마주한다면 가족들에게 더 아픔을 남기는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엄마는 화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하늘 동산에서 재를 뿌렸습니다. 영혼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도록...
서울로 올라오니, 예전처럼 엄마는 대구에 있고
나는 서울에 있어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진정됐다.
-남아 있는 마지막 목소리
저도 사실 그랬습니다. 엄마랑 떨어져 살다 보니, 서울에 와서는 엄마가 계속 안동에 있는 것 같았거든요. 다만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는 걸 제외하고 말이죠. 가까운 사람이 떠날 수 있다는 것, 만나지 못한 게 오히려 헤어질 상황이라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정아, 나 찬송가 다 외웠다, 한 번 불러 줄까?"
" 응, 그래, 불러봐"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
"아고, 잘하네..."
제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엄마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생생하게 들려오는... 엄마의 영혼은 하늘나라에 잘 가셔서 내려보고 있을 거예요.
세상에 이런 불공평한 관계가 없다.
우리가 엄마에게 부탁했던 일은 엄마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일까?
어느 하나라도 엄마에게 이득 되는 것이 있었을까?
-다시 들을 수 없는 잔소리
불공평하네요. 직권 남용이었네요. 남편에게도 요즘 직권 남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평단지기 독서 2024년 - 23차 -7
《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 김도윤, 2781회차 ,파이어 북 라이팅
글을 쓸 때도 평소에 쓰던 말을 그대로 쓰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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