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라이팅 코치의 글쓰기 수업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책은 무언가 엄청난 것을 이룬 성공이 아니라, 독자가 다 똑같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 394 {파이어 북 라이팅}
평단지기 독서법으로 열흘 동안 김도윤 작가의 《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를 읽었습니다. 몇 달 전 서점에서 살펴 본 책이었습니다. 몇 페이지 읽어보니 '엄마'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어요. 골드 버튼을 단 유튜버 200만 구독자 김작가TV를 운영하는 작가의 책이다 보니 1000명을 만나 인터뷰하며 얻은 인사이트가 담겨 있는 책인 줄 알았거든요. 열심히 살아가는 작가님들과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독서모임 도서로 선정해 봤습니다. 아침마다 눈물이 나서 코를 훌쩍거렸습니다. 김도윤 작가의 어머니는 7년 전 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폐쇄병동에 입원하셨다가 집에 오셨는데,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어요. 그렇게 엄마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김 작가님도 우울증에 걸렸었던 이야기,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과 사랑을 일상생활에 있었던 일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보니 저도 엄마가 영안실에 누워있던 모습, 요양병원에 누워계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엄마가 써준 편지, 엄마가 불러 주던 노래, 엄마 아빠와 함께 다녔던 여행지를 다시 찾아 열어본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 작가님이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이야기보다 작가님의 일상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죠. 두세 시간이면 한자리에 읽을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아침마다 쪼개어 읽는 동안 엄마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었고, 아빠에게 여행 가자는 이야기도 꺼낼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재미를 주는 책, 공감과 위로를 주는 책,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책, 생각을 이끌어내는 책, 동기부여하는 책등이 있습니다.
책의 주제는 'OO 독자들에게 나의 OO 경험을 전함으로써, 그들이 OO 하게 돕는다' 여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사랑을 놓치고 경제적 자유를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김도윤 작가님의 '엄마에 대한 추억 경험을 전함으로써, 독자들이 미루지 않고 '사랑'할 수 있게 돕는 책이었습니다. 독자를 울리기 위해 작정한 책이었다고 에필로그에 나와있습니다. 제가 울었으니 김 작가님이 책을 쓴 목적이 달성된 것 같습니다. 한 명의 독자라도 울렸으니 말이죠.
이처럼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책은 엄청난 성공 방법이나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게 아닙니다. 독자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사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일상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일상을 담아 공감을 이끌어 내는 세 가지 글쓰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오감을 활용해서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합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으로 그대로 표현하세요. 예를 들면, "부드러운 베이지색에 은은한 홍차 향이 코끝을 스치고, 달콤하고 고소한 우유 맛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싼다. 책상 위에 쌓인 책들이 툭하고 건드리면 쏟아질 것 같다"라고 표현해 보는 거죠. 키보드는 다닥다닥 조약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둘째,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경험을 쓰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 "왜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 일이 당신에게 어떤 감정 변화를 가져오나요?"처럼 질문하고 답을 해 보는 일입니다. 상담사가 그저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대답하듯 글로 씁니다.
셋째, 작은 교훈을 담습니다. 모든 일상이 경험입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건과 경험이 주변에서 보기엔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럴 때 공감이 많이 됩니다. '어머, 나도 그랬는데!'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러니 오늘 있었던 일을 적은 후 마지막에 소소한 의미를 부여하면 됩니다. "이번 일로, 완벽하지 않아도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이렇게 마무리하면 충분하지요. 독자도 그럼, '나도 글 한 번 써 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면 당신은 독자를 돕는 글을 쓴 셈입니다. 독자를 변하도록 만든 동기부여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쓸 게 없으세요? 그럼 딱 정해드립니다. 아침 기상, 소소한 실패, 감사, 소소한 사치, 뜻밖의 발견, 반복하는 일, 자연, 학창 시절 기억, 돈, 직장, 업무, 배운 것, 감정, 만남, 도전, 대화 ... 하나만 골라 지금 시작해 보
글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오감을 활용하고, 감정 대신 사실을 기록하고, 소소한 작은 교훈을 담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글을 초보 작가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이미 누군가에게 신뢰받을 준비가 끝나끝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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