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택, 그리고 익숙한 맛

거인의 생각법 239 -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가치평가 시스템

by 와이작가 이윤정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희망입니다. 오늘 당신이 선택한 추억의 맛은 어떤 희망을 당신에게 안겨주었나요?


평소와 다르게 공휴일이지만 새벽 여섯 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크리스마스라 8시 30분 1부 예배를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일기장을 펴서 어제 있었던 시간의 추억을 되살려 먹었던 것, 본 것, 들은 것, 행동한 것들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읽었는데요. 2003년에 캘리포니아 센터바버라 캠퍼스 강연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9가지 경제학의 약점에 관한 내용이라 분량이 다른 챕터보다 많았어요. 보통 10분 정도 읽지만, 한 챕터를 다 읽고 정리를 해보기로 합니다. 40페이지를 읽으면서 정리하니 시간이 한 시간은 더 걸렸습니다. 블로그 포스팅까지 하려니 시간은 8시가 넘어버렸네요. 제 생각에 대한 내용은 몇 줄 적지 못하고 PC를 꺼야 했습니다. 읽는 것은 뿌듯 했지만, 글쓰기에 대한 뿌듯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남편을 깨워서 교회에 갔습니다. 차를 타고 가니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서 도착했어요. 8분쯤 지각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지만, 결국 또 지각하고 말았네요. 제가 하려고 했던 걸 마무리하느라 늦어버렸습니다. 8시가 되기 전에 PC를 꺼야 했지만, 블로그 포스팅까지 마무리하느라 12분이 지나서야 PC를 끈 탓입니다. 교회 가는 것보다 블로그 포스팅에 우선순위를 두어서 그런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하루 일정을 정하는 기준은 제 의지에 달려있었습니다.


아침은 해장국을 먹기로 했어요. 지난번에 한 번 방문해 본 식당이었는데, 재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베스트메뉴로 양선지해장국을 먹고, 저는 지난번에는 차돌박이 순두부를 먹었었는데, 그저 그랬다는 생각에 다른 메뉴인 파육탕을 시켰습니다. 육개장을 좋아하는데, 파+양지+당면이 들어간 메뉴라 육개장과 비슷해 보였거든요. 메뉴를 선택할 때고 과거 자신의 추억 속에서 선택하게 됩니다. 음식을 먹은 후의 느낌을 기억하고, 괜찮았다, 별로다에 따라 다음 메뉴가 정해집니다. 식사 도중에 남편은 저를 만난 후에 처음 먹어보게 된 메뉴가 뭔지 아느냐고 질문하더라고요. 글쎄라고 대답하면서 이야기 나누다 보니, 대하였다고 합니다. 대하를 구입해서 소금을 프라이팬에 깔고 대하를 올리고 구워서 몇 번 먹은 적이 있었거든요. 저는 자장면과 돈가스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남편을 만나면서 같이 먹다 보니 은근히 먹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함께하는 가족들의 선택에 따라 추억의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배 후에는 아빠집에 가기로 했어요. 어제 통화했을 때 감기 기운이 있으셔서, 뜨끈한 국물이 있는 걸 포장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롯데몰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사 갈까 생각했습니다. 10시 30분에 오픈하는 케이크 집이 있어서 15분쯤 남편에게 가 보라고 했습니다.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 대기줄이 있습니다. 이미 오전 타임 판매는 끝이 났고, 줄을 서면 오후 한 시 타임이라고 합니다. 됐다고 그냥 오라고 했습니다. 대신 금수복국에 가서 밀복하나를 포장해 가져가기로 했어요. 아빠 집은 동작구에 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가까운 곳이라, 아빠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할 때는 종종 회를 떠서 포장해서 집에서 먹을 때가 많습니다. 오랜만에 회가 먹고 싶어서 언니에게 점심엔 회를 먹자고 했어요. 언니에게 포장 예약을 부탁했고, 저희가 가는 길에 들러서 픽업해 가기로 했습니다. 대방어 모둠회 대(大)가 12만 원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2층에는 튀김 집이 따로 있는데요. 새우튀김 5개 만 이천 원, 오징어 튀김 6개 만원까지 포장해 갔습니다. 남편은 너무 많이 사는 것 아니냐고 하길래, 조카들까지 함께 먹을 테니까 많은 거 아니라고 경험치를 이야기했습니다.


큰 조카는 여자 친구를 만나러 나갔고, 둘째 조카는 늦잠 자느라 식사하는 데 안 왔습니다. 결국 아빠, 언니, 저희 부부 넷이서 대방어 모둠회와 튀김, 서더리 매운탕을 먹었습니다. 아빠는 평소보다 드시지 못했고, 저와 남편, 언니 모두 "내가 다 먹었다!"라고 할 정도로 배불리 먹었지만, 회 접시에서 회가 세 줄이나 남아있었습니다. 넷이 먹기엔 양이 많았더라고요.

아빠가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나셔서 남편은 기침약을 사다 드리 자고 합니다. 배도 부른 상태라 소화도 시킬 겸 약국에 같이 갔습니다. 약국에 들렀다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길래 GS 편의점에 들렀어요. 빵또아를 남편은 고르고, 저는 월드콘을 골랐습니다. 편의점인데 무인 아이스크림보다 가격이 비쌌습니다. 1개는 2200원, 3개 이상인 경우 30% 할인이라, 남편은 빵또아를 내려놓고 월드콘을 선택합니다. 예전에 아빠는 항상 붕어 싸만코를 드신 기억이 나서 아빠가 드실 것도 하나 더 골랐습니다. 아빠는 붕어 싸만코를 드시고 나니 다시 기침을 시작합니다. 저는 월드콘을 다 먹고 나니 배가 살살 아픕니다. 화장실을 두 번이나 갔습니다. 익숙한 맛들로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아빠집에 가는 길에 선물 받은 애플 망고도 2개 가지고 갔습니다. 언니가 망고를 보더니 망고 씨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며 이야기를 합니다. 예전에 저희 가족이 보라카이에 여행을 갔을 때 현지 가이드가 망고 씨 알레르기를 조심하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망고를 자를 때는 씨앗 부분 주면에 붙은 과육에 욕심내지 않게 되었죠.


추억의 맛은 저에게 어떤 음식을 고를까 선택하는 기준이 됩니다. 좋아했던 맛이면 다시 맛보고 싶습니다.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으면 피하고 싶죠.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먹어보지만, 그때의 맛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음식뿐 아니라, 사람을 선택할 때도, 일을 선택할 때도 우리는 추억을 선택하곤 합니다.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면 좋아하게 될 수도, 싫어하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익숙한 맛이 변하기도 합니다. 시간에 따라 평가도 달라 지더라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선택이 많을 수록 새로운 선택에서 내 삶의 익숙함을 새로이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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