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회사생활 뭣이 중한디?
어느 과장님 이야기
40대 후반이 지나가면 달라지는 것.
바로 몸이다.
체력이 청춘 때와 같지 않다는 것.
예전에는 며칠 밤 야근을 해도,
밤새 동료들과 소주 몇 병을 마셔도
다음 날 생생한(?) 모습으로 업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하루하루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술을 마시면 다음 날 일어나기조차 힘들고
주말 출근이나 늦은 야근을 하면
그다음 하루가 고역으로 다가온다.
늙어간다는 증거다.
몸이 늙어간다고 해서
회사가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라는 곳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기에
아무런 대가 없이 월급을 주지 않는다.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
시간이 주는 스트레스.
나이가 들어도 이런 것은
쭈우욱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을 참아야만
지속 가능한 직장 생활이 가능하다.
때문에 40대가 넘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이다.
내게 건강을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한 기억이 있다.
신입사원 시절
나를 잘 챙겨주시던 과장님이 계셨다.
3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은 하셨고,
그다음 해에 아빠가 되셨다.
어린 아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
갑자기 소화가 되지 않았다며 근처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며칠 동안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급하게 과장님은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았다.
안타깝게도 위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빨리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으로
과장님은 위암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고 과장님은 내게 전했다.
과장님은 질병 휴직을 하고
고향인 영월로 내려가서 6개월을 보내셨다.
나도 가끔 그곳을 찾아서
과장님과 함께 영월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2007년 12월.
그분의 복직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과장님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다.
고향 생활이 어떠냐고 묻고 싶었지만,
전화를 받은 것은 형수님이었다.
몸상태가 나빠져서 병원에 다시 입원했고,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주말에 나는 홀로 병원을 찾았다.
형수님과 함께 과장님이 입원한 방으로 들어섰다.
과장님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과장님의 모습이 아니었다.
얼굴 살이 모두 빠지시고 앙상하고 초췌해진 모습.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과장님은 몸을 일으켜 나를 바라보며
"찾아와 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라며
내 손을 잡으시며 "건강해야 해"라고 울먹이셨다.
자신은 그러지 못해서 너무나 후회스럽다고 했다.
그 앞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냥 과장님의 손을 잡고 고개만 끄덕였다.
눈물만 글썽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뒤로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그게 과장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회사 선배의 죽음.
내가 회사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접한 동료의 죽음이었다.
아직까지 그 선배의 마지막 말이 잊히지가 않는다.
"건강해야지. 그게 제일 중요하거든"
"나는 그러지 못해서 너무나 후회스러워"
바로 그 말이었다.
'일보다는 건강'.
그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
오늘은 문뜩
하늘나라에 계신 권 과장님의 생각이 났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기 위해
우리 모두 건강하자!
그래야 버틸 수 있다.
끝까지 버텨야만
삶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건강이 행복의 최고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