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_멈추면 또 다른 꿈이 보인다

by Wynn

나는 꿈이 있었다.

회사에 첫 발을 디디면서

하고 싶었던 3가지 일.


첫 번째는 엔지니어들의 대변인이 되는 것.

두 번째는 회사 전략을 총괄하는 곳에서 미래를 그리는 것

세 번째는 세계를 깜짝 놀란만 한 기술 비전 발표회였다.


열심히 일에 취해 달린 20년.

운이 좋았던 것일까?

그 시간 동안 나는 신입사원 때

꿈꾸던 그 모든 것을 이루었다.


연구소에서 기술홍보를 총괄하는 일을 담당했고

그룹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겨서

최고경영층을 보좌하며 전략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세계가 놀란 신사업 비전 발표회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비전 발표회를 마친 그날 밤.

기쁨보다는 허전함이 밀려왔다.

20년 꿈을 사라졌기 때문일까?

이제 어디로 달려야 할지.

왠지 지금 이 시점을 마지막으로 정점을 찍고

회사 생활을 마무리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내 마음속의 열정은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사라지고

욕심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남들이 원하는 일. 윗사람들이 원하는 일.

그리고 승진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불안과 걱정이 가득해졌다.

남들이 원하기에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어느 순간

꿈을 상실한 그저 그런 평범한 월급쟁이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윗사람의 말에 순종하고.

시키는대로 하고.

그래야만 회사의 사다리를 탈 수 있어 보였다.


2022년 여름.

특별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켜버리는

번아웃 현상이 왔다.

키보드 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선택의 순간이었다.

버틸 것이냐?

모든 것을 버릴 것이냐?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아내와의 깊은 대화,

선배들의 조언을 들었다.

몇 주간의 고민 끝에

결국 육아 휴직을 내기로 했다.

19년 차가 던진 육아 휴직.

회사에서 최고의 군기(?)를 자랑하는
전략기획부서의 최초 남자 육아 휴직.

모든 이들이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육아 휴직으로 나는 조직의 이단아(?)가 되었다.


그런 육아 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한지

벌써 10개월이 지나간다.

그 사이 또다시 욕심이 생기기도 했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오락가락 반복되었다.

다시 욕심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 직장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결론을 내렸다.

나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결론은 남들이 원하는 길이 아닌,

내가 원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

남들의 시선만 보고 살기에는

내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삶의 대한 결정의 나의 몫이고

나의 책임이라는 것을.


이제 새로운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멈춰야만 보이는 것들.

내 인생 2막의 꿈들이

이제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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