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길게 뻗은 안면도의 소나무들이 먼 길을 달려온 우리 가족들을 맞아주었다. 설레는 마음에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니 그윽한 소나무 향기가 나를 유혹했다. 두 눈을 감고 깊은숨을 쉬며 바다내음 가득한 솔향기를 즐겼다. 몇 시간 운전으로 쌓인 피로감이 한순간이 사라져 버렸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에 자리 잡은 특별한 쉼터다.이곳에서는 바다와 숲을 모두 즐길 수 있기에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택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입구
안면도 소나무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반 정도 달리면 안면도 자연휴양림에 도착할 수 있다. 안면대교를 건넌 후에 안면읍을 지나서 남쪽으로 조금만 달리면 휴양림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 잠시 차를 정차하고 입구로 가면 숙소 키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휴양림 중간에는 소나무 숲이 있기에 산책만 가능하고 차량으로 이동할 수 없다. 대신 주차장 왼쪽으로 이어지는 외곽도로를 이동해야만 소나무 숲 반대편의 숲 속의 집을 만날 수 있다. 담당자가 설명해 준 대로 녹색 도로안내선을 따라서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 길을 따라서 울타리 옆으로 이어진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휴양림의 숙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출입구와 숲속의집 가는 길
휴양림 산책로 입구
차도를 따라서 들어가다 보면 가장 먼저 만나는 갈림길. 초행자라면 갈등이 된다.
어디로 가야 할까?
왼쪽으로 가면 산림휴양관이 나오고 직진을 하면 산자락에 일렬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숲 속의 집을 만날 수 있다. 산림휴양관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4개의 객실이 있고 그 앞에는 피크닉장과 축구장, 농구장,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단체로 여행을 오거나 대단위 가족들에게 적합한 숙소였다.
산림휴양관
피크닉장
축구장과 놀이터
우리는 만남 3호라는 숲 속의 집을 찾아서 직진을 했다. 바로 옆에 5동의 숲 속의 집이 나왔는데 화목동이라고 적혀있었다. 우리 방은 아니었다. 잠시 차에서 내려서 안내판을 둘러보았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에는 숲 속의 집 종류만 6가지.
화목, 대화, 행복, 미소, 만남, 한옥 등 6개 테마로 모두 19개 방이 있었다. 숙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입구 쪽부터 정리하면 화목 5채, 대화 3채, 행복 3채, 만남 3채, 미소 2채, 마지막에 한옥 3채가 있다. 차를 타고 올라가면서 숙소들이 차례로 지나갔다. 하나같이 특별한 모습들이었고 매력적인 숙소로 보였다. 이렇게 숙소가 많은데 주말이나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사실.
숲속의집 화목동
숲속의 집 안내도
만남동 가는길
숲속의집 대화동
황토방
숲속의 집 행복동
숲속의 집 만남2동
소나무 숲에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멋진 숙소들을 둘러보며 안쪽으로 이동했다. 드디어 우리 숙소를 찾았다.
우리 가족이 예약한 방은 만남 3호.
휴양림 가장 깊숙한 한옥동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 숙소와 마주 보며 2층으로 만들어진 미소동 숙소가 환한 얼굴도 마주하고 있었다. 집 옆으로 잘 정돈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짐을 챙겨서 숙소로 들어갔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숙소 내부는 깔끔했다. 주방 겸 거실과 작은 방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었고 가스와 전자레인지도 있었다. 큰 창을 열고 나오면 테라스가 있어서 의자를 펴고 풍경을 즐기기에 완벽했다. 한 가족이 하룻밤 보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최적의 숲 속의 집이었다. 짐정리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격적인 휴양림 산책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솔내음이 가득했다.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랄까? 머리가 뻥 뚫리는 그런 기분이었다. 숲 속은 고요했고 가끔씩 새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그냥 편안하고 행복했다. 이런 게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유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 속 편안함을 찾는다는 것.
숲속의 집 만남 3동
만남 3동 내부
숲속의 집 미소동
한옥동
산책로에는 안면도 소나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내용을 보니 안면도에 있는 소나무를 지역 이름을 따서 '안면송'이라고 부른다는 것. 안면송은 백두산의 미인송과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금강송, 우리나라 널리 퍼져있는 해송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대 소나무 중 하나. 안면송은 금강송처럼 소나무 빛깔이 붉은 황색을 띠고 있고 단단해서 주로 절이나 궁궐을 짓는 나무로 사용되어 온 나무였다. 그만큼 이 소나무들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 대표 목재이자,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상징이었다. 한 마디로 대단한 소나무들이었다.
특히 이곳 휴양림에는 스카이워크라고 불리는 하늘 산책로를 조성되어 있어서 나무 사이를 걸으며 숲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가족도 스카이워크에 올라서 숲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사진 찍기도 좋으니 꼭 한 번 그 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휴양림 소나무 숲길
스카이워크
숲을 한 바퀴 돌아서 휴양림 입구 쪽으로 걸어오니 큰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산림전시관이었다. 산림전시관에는 목재 생산 과정과 목재의 용도, 산림의 효용가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숲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또 하나의 특징은 휴양림과 더불어 수목원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수목원과 휴양림이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휴양림 산책로가 부족하다면 건너편의 수목원을 걸으며 진정한 자연 체험을 할 수 있다. 넉넉히 1시간 정도면 안면도 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으니, 휴양림에서 하루를 묵는다면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이뿐만 아니라, 휴양림에서 차를 타고 10분만 가면 서해안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도 만날 수 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걷기에 최고의 장소다.
2024년 바다와 숲을 모두 체함하고 싶다면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이용해 보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