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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Oct 14. 2020

취준생이 반드시 봐야 할 중고신입 전략

시리즈를 시작하며

첫 시작은 2019년 현대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통적인 국내 대기업의 대명사 현대자동차 그룹이 공개 채용을 폐지한다는 이야기는 취준생뿐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공채 폐지 외에도 전반적인 채용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취업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코로나는 이를 한층 더 가속화시켰고, 전체적인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좋은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확률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안타깝게도, 나쁜 직장에서 커리어를 출발하면, 이는 당신의 커리어 전반에 영향을 준다. 


나쁜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다는 것의 의미

우선 연봉에서 불리하다. 나쁜 직장에서 출발하면, 첫 연봉이 낮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여러분의 첫 월급은 뒤따라올 모든 연봉협상의 기준이자 출발점이 되고, 통상적인 기업의 임금상승분은 보통 물가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더 낮다.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2020년의 물가 상승률은 1%이고 이 마저도 낙관론이라 평가받으며, 2019년 경제 성장률은 2%였다. 아마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연봉을 동결하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다.


연봉뿐만이 아니다. 나쁜 직장에 오래 다니는 경우 발전의 가능성도 적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우선 나쁜 회사에는 좋은 사람이 없다. ‘좋은 사람’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일을 보고 배울 선배이다. 단순히 일을 잘하는 방법부터, 경력에 도움될 만한 일을 찾아서 하는 방법까지, 롤 모델이 없으면 이를 경험해 볼 기회조차 없게 된다. 좋은 사람은 결국 좋은 회사로 가게 된다. 즉, 나쁜 회사에서는 좋은 선배를 만날 확률이 낮다.


또한, 나쁜 회사는 결국 좋은 일이 잘 없다. 여기서 좋은 일이란, 회사와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이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을 경험하고 그 경험이 나의 재산이 되어 몸값을 높여주는 구조다. 즉, 나쁜 회사에 오래 다닌다는 것은 이력서에 도움될 만한 좋은 일을 해본 경험이 그만큼 적어지고, 이렇게 시간이 계속 흐르면 경력은 긴데 경험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럼 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거기에 대한 나의 답은 이렇다. “마음속에 좋은 회사를 정하고, 중고 신입으로 그 회사에 들어가자.” 즉, 처음부터 이직을 생각하고 커리어를 시작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언뜻 되게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국영수 위주로 착실히 공부하면 된다는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에는 정답지가 없다. 즉, 당신을 도와줄 사수가 없다면, 내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이 경력이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어떻게 하면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본인 스스로 알기 어렵다. 불가능하진 않다. 그저, ‘어려울’ 뿐이다.


나는 상대적으로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내가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다는 이유는, 나에게는 좋은 사수,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이 선배들을 만나기 전까지, 내가 취업 준비를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4학년 2학기를 마칠 때까지, 흔한 ‘면접’ 한번 못 가본 사람이 나였다. 나는 4학년 2학기, 일부러 학점에 펑크를 내고 졸업을 유예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이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내가 알게 된 것은 구직자의 눈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직장인/회사원의 시각이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취업 준비생, 혹은 사회초년생 여러분보다는 취업이 덜 어려웠고, 우리 시절은 그래도 대규모 공채가 있었다. 물론 2010년대의 취업 시장도 선배들과 비교하면 좀 더 어려웠던 점은 있다. 소위 면접만 통과하면 되는 시대에서, 정규직 전환 인턴이란 이름 아래에 실제로 써보고 뽑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어가던 시절이었다. 누군가는 그 시절에 불만만 가지고 있었고, 누군가는 인턴을 기회로 삼았다. 반면 인턴만 전전하다 끝끝내 정규직이 되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그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그 차이가 결국 적절한 코칭에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대기업, 총 두 번의 인턴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 시절에 인생에 큰 도움이 될만한 선배들을 만났다. 어떻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좋은 이력서에 넣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만드는 법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직을 할 때도 나보다 먼저 이직해본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누군가는 나보다 먼저 이 길을 가보았을 것이고, 그럼 내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들을 먼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어왔고, 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좋은 사수가 있다면, 그 사수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자. 당신보다 먼저, 그 경험을 해본 사람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반드시 도움이 된다. 간단히 말하면, 일일이 찍어먹어 보기에는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하니, 누군가 찍먹 해본 사람에게 물어보자.


좋은 사수가 없다면, 내가 그 사수가 되어주겠다. 그런 각오로 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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