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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링크 May 08. 2018

평균의 종말 : 역량 모델링의 미래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 2가지.


첫째, p172 - 174의 내용

원래 항공우주 분야에서 미사일과 유도장치 설계 일을 하다가 헤드헌팅사 Lou Adler Group를 창설한 루 애들러의 이야기. 신생 벤처기업의 HR 담당자를 선발하는 데 HR 경력이 전무한 약사를 추천했다. 이유인 즉, 그  약사의 경험을 뜯어보니 '일련의 새로운 상황을 겪으면서 바뀌는 직원들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했고, 바로 이런 능력이 고객사의 포지션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8장. '교육을 바꿔라'의 내용

학위 시스템 대신 세분화된 학습 단위별 자격증을 부여하자는 주장을 한다. 이 자격증의 내용은 기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졸업 후에도 실질적으로 쓰임새가 있는 것으로 구성하고, 자격증 부여는 통째로 한 기관이 주관하지 말고 세부 단위로 분산하자고 한다. 예를 들어 신경과학 연구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신경과학과에 진학해서 그 대학이 자격증을 수여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학 연구원에 필요한 자격증 목록이 어딘가에 있고(기관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다), 신경해부학 자격증, 신경 체계 자격증 등 필요한 자격증들은 여러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취득하는 것이다.



당장은 이상에 지나지 않는 듯도 하지만, 저자 말대로 이미 부분적으로는 시행되고 있다고 하니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역량모델링의 개선이다. 


첫째와 같이 하려면 지금의 역량모델링에서 공통요소와 맥락요소를 반영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현재는 대부분 직무의 구체적 맥락은 그 직무의 표면적 특성에 기초해서 반영하고, 공통 요소는 업계 공통의 특성에 기초해서 반영한다. 예를 들어 위의 사례와 같이 HR 담당자의 경우라면 직무 역량은 주로 HR 직무를 수행했어야만  갖출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고, 공통 역량은 ready made 된 역량 사전 중에서 연관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런 사고 방식의 결과, 어떤 포지션의 후보를 선발하기 위한 자격 요건을  '** 업종 또는 직무 **년 이상, **학위, ** 스킬 보유' 의 형태로 기술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Lou Adler는 이런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그 보다는 그 직무에서 요구되는 핵심 성과 기준을 파악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잠재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 역량은 직무의 표면적 지식이나 스킬보다는 성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잠재 역량으로 구성된다. 그러니까 지금의 직무역량을 도출할 때 처럼 직무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되 거기에 필요한 역량은 마치 공통 역량과 같은 형태로 도출하는 것이다1). 달리 말하면 맥락의 표면적 특징을 보기보다는 맥락의 기제를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Adler는 면접에서의 Killer 질문이 '지금까지 가장 탁월한 성공경험이 무엇인가?'와 '(이 포지션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라고 본다2).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종합해서 이전에 HR 경험이 없었다고 해도, 이전의 다른 경험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역량이 현재 고객사의 HR 포지션에서의 핵심 이슈를 풀 수 있는 역량과 일치하는 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둘째와 같이 하려면 연관된 것들 간의 관련성을 세심히 보아야 한다. 

이것과 관련있는 것이 국가직무능력 표준 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와 한국형 국가역량 체계 KQF(Korean Qualifications Framework)이다. KQF는 NCS를 기반으로 학력, 자격, 현장경력, 교육훈련 이수 결과 등을 상호 연계될 수 있도록 한 수준 체계를 말한다.

가뜩이나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직무-학교 교육-학교 밖 경험' 간의 연관성을 찾는 일은 매우 방대한 작업이라 완벽하기 어렵다. 기껏 만들어 놓으면 이런 저런 상황 변화로 상당 부분 수정을 해야할 수도 있다(NCS와 KQF간에도 불일치가 있는 상황이다 3)). 또한, 모든 직무와 연계된 모든 학과를 이런 식으로 운영하려는 것은 그 자체로 다시 평균주의에 빠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량 모델링의 이상적인 모습은 위에서 상이한 직무 경험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역량을 파악한 것처럼, 상이한 학교, 교과, 경험 등을 가로질러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1) https://business.linkedin.com/talent-solutions/blog/2015/06/performance-based-hiring-is-your-best-bet-for-diverse-hiring

2) https://www.ere.net/the-2-question-performance-based-interview-part-1/

3) 전홍준, 조광희 (2018). 한국형국가역량체계(KQF)에 따른 회계·감사분야 NCS체계의 개편방안. 회계연 구, 23(1), 237-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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