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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리콜라주 Feb 18. 2021

빵은 왜 위험한가?

판단 주체성 찾기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고 한다. 주식투자도 열풍이다. 한국 증권시장을 점령한 동학 개미군단이 서학 개미가 되어 외국 주식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마다 모든 정보 채널에는 수많은 예측과 분석이 넘친다. 거품이 곧 꺼진다,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전문가, 교수, 행정가, 정치인, 심지어 역술인들까지 한 마디씩 그럴듯한 말들을 보탠다. 불안한 사람들은 누구의 말이 옳은 지, 어느 줄에 서야 좋은지를 판단하려 눈에 불을 켜고 정보에 집중한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시도 때도 없이 토론을 벌인다. "내가 보기엔 말야..."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하는 듯싶지만, 사실인즉슨 '누가 아니라고 좀 말해줘 봐'라는 불안감의 표현에 가깝다.


필자는 40대 중반을 넘어서고 보니, 좀 더 젊어서는 매일마다 한 10번쯤은 썼었던 '확실'이란 표현을 이제는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쯤으로 여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열정에 차서 시대의 흐름을 좇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여러 주변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어쩔 때는 질투가 나기도 한다. "... 확 망해 버려라!"


그러나 투자를 할 때도 그렇지만 어떠한 일을 결정할 때 확고한 분석과 논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내가 가진 정보'가 어쩔 수 없이 한정성과 비대칭성의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가 가진 거의 전부를 걸어야 하는 배팅에서는 내가 가진 '논리'나 '정보의 양'이 더더욱 무의미해질 수가 있다. 다들 자동차나 핸드폰을 교체해야 할 즈음에 어떤 맘에 드는 모델에 꽂히게 되면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그 핸드폰이나 차가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경험을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것이다. 차나 핸드폰도 그럴진대, 심지어는 내 목숨과 같은 재산이나 명운이 걸린 판에서 정보의 선택과 판단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특정 지식에 대한 무지와 과장된 해석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오해에 대한 유명한 예로 '빵이 위험한 이유'라는 글이 있다.  

'빵이 위험한 이유' (출처 : 위키백과)
1. 범죄자의 98% 이상이 빵을 먹었다.
2. 빵을 일상적으로 먹고 자란 아이들에게 테스트를 치르게 했더니, 절반 정도가 평균 이하의 점수를 보였다.
3. 폭행 사건의 90% 정도가, 사건 관련자가 빵을 먹고 난 뒤 24시간 이내에 일어난다.
4. 빵은 먹으면 중독될 수도 있다. 피험자에게 처음에는 빵과 물을 같이 주고, 나중에는 물만 주었을 때, 2일도 되지 않아 빵을 비정상적으로 먹고 싶어 했다.
5. 누구나 각자의 집에서 빵을 구워 먹었던 18세기 유럽의 평균 수명은 고작 50세였다.

초등학생인 딸이 위의 글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위키백과에 나온 게 맞아? 너무 엉터리 같은 말이잖아."


위의 예는 일반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엉터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의 실제 삶에서 이러한 엉터리 같은 일들은 수도 없이 일어난다. 심지어는 아주 멀쩡한 사람들에 의해... 수년 전 전국을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빠트린 모 방송국의 '게임방 강제 셧다운 실험'이 생각이 난다 

"이렇게 게임은 사람들의 폭력적 성향을 키웁니다."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어쩌면 우리가 무지하게 맹신하는 어떠한 분석과 해석, 예상도 같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누군가에 눈에는 그저 '너무도 엉터리 같은 얘기'일뿐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그렇다면, 이왕 내가 뭔가에 꽂혀 뭔가 중요한 것을 '하기로' 혹은 '안 하기로', '결정'이란 걸 해야 되는 시간이 왔을 때는, 그냥 '내가 결정했다' 하도록 하자. '누구 말을 듣고 이래 저래서 결정했다' 하지 말고... 


남의 말만 듣고 맛있는 빵을 평생 못 먹고 산다면 그거야말로 너무 불행한 인생이 아닐까? 시간이 늦었지만 커피에 크루아상 하나 해야겠다. "내 인생에 치어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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