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서 가족인가? 가족이니까 싸우나?
아, 쫌! 왜 이런 거까지 뭐라 그래, 아빠랑은 정말 얘기가 안 통해!!!
아니 여보, 깜빡이 좀 켜고 들어와요! 갑자기 그렇게 크게 화를 내면 어떡해!!
프로이트는 틀렸고 셰익스피어가 옳았다.
‘태어나면서부터 형제자매는 부모의 애정을 향한 끊임없는 갈등에 사로잡힌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은 학자들과 부모들 모두에게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이론은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형제자매간의 경쟁은 부모의 사랑을 둘러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보다는 '리어왕 이야기'에 더 가깝다.
영국과 미국의 선도적인 학자들로 구성된 한 연구진은 콜로라도 지역의 형제자매 108쌍에게 정확히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물었다.
부모의 사랑은 맨 꼴찌를 차지했다. 겨우 9%가 부모의 사랑을 말다툼이나 경쟁의 원인으로 꼽았다. 아이들이 서로 싸우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고너릴과 리건이 파멸당한 이유와 같았다. 즉 성 안의 장난감을 나눠 가지는 문제였다. 큰 아이의 78%, 작은 아이의 75%가 물리적인 소유물을 나누는 문제 혹은 소유권을 주장하는 문제로 대부분의 싸움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포 브론슨 & 애쉴리 메리먼 의 "양육쇼크" 중에서]
사만다 펀치 박사가 지적하듯이 형제자매 관계는 어떤 일이 생겨도 내일 또 볼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별다른 장려책이 없다. 이들은 평생 함께 살아야 하는 종신형 선고를 받은 죄수와 같아서 좋은 행동을 했다고 해서 특별히 감형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굳이 변화할 동기가 없는 것이다.
[포 브론슨 & 애쉴리 메리먼 의 "양육쇼크" 중에서]
그의 말에 따르면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는 강력한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공격을 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의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또는 수동적으로 공격성을 부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즉,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보라 사우스 리차드슨 교수의 연구를 소개한 사이언스타임즈의 관련기사 ]
연구팀은 이러한 공격은 모두 대체로 잘 아는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밝혔다.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상대는 우리가 대체로 잘 아는 사람이며, 결국 우리가 두려움을 느껴야 할 상대는 낯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