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사로서 강의하기
노무사가 되기 전 나의 일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20대에는 중, 고등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40대에는 유아동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리고 노무사가 되어서
때로는 청년들에게
때로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생활지원사들에게, 직장인에게
노동법과 직장 내 성희롱 강의를 한다.
강의 의뢰를 받으면, 먼저 강의 대상의 연령과 성별, 직업 등을 점검한다.
대부분 강의 의뢰가 들어올 때 강의 대상은 거의 확정되어 있지만,
담당자와의 통화를 통해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구한다.
그리고 무엇으로 강의를 시작할지를 고민한다.
나는 주제에 맞는 책이나 영화로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강의안이 다 만들어지면, 혼자서 시뮬레이션을 해 본다.
실제 강의에서는 초반에 나를 소개하면서, 강의를 듣는 대상자와 나와의 공통점을 부각한다.
강의 시작하면서,
‘저 사람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라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나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유사한 문제에서 고민하던 사람임을 부각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사용자가 알아야 할 노동법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근로자가 알아야 할 노동법을 강의했다.
일반적인 사업체의 직장 내 성희롱 강의를 하기도 하지만,
특히 요양보호사님 대상 성희롱 강의에서는 기존 강의 자료에서 많은 부분을 삭제하고 수정하고 첨가했다.
영화 ‘69세’를 초반에 배치하여, 요양보호사로서 방문 요양 중 일어나는 성희롱 에피소드를 가져와 이야기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각자가 겪은 성희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참여를 높이기 위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고 이순자 작가님의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중 이순자 작가님이 요양보호사를 하면서 직접 겪었던 성희롱 관련 부분을 낭독한다.
요양보호사님과 생활지원사님 대상 성희롱 강의에서는 최대한 현장에서 겪은 사례를 나누기 위해서 단상을 내려가 마이크를 돌리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그렇게 강의를 하는 도중, 고개를 끄덕여 주는 모습에, 내 이야기에 귀 기울어 주는 모습에, 강의 후에 강의가 너무 좋았다는 평가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낀다.
요즘 내가 하는 업무 중, 내게 가장 만족감을 주는 강의
강의 잘하는 노무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