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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Oct 06. 2023

글쓰기가 인생 후반부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인터뷰 기사

이투데이 자매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란 잡지에 중년의 글쓰기란 주제로 인터뷰 글이 실렸다.

처음 기자님께 연락을 받고 이투데이라는 경제 전문지에서 이런 잡지를 발간하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기자님은 먼저 기획 의도를 설명해 주었다


10월 호 메인 기획 ‘중년의 글쓰기’ 관련 기사에 내 글을 싶다고 했고,  글쓰기와 독서가 인생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더불어 제2직업으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9월 중순, 여의도 카페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그날 오후에 의정부 도서관에서 강의 하나를 마치고 부리나케 넘어갔다.


앳된 모습의 기자님은 밝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시작 전 잠시 화장실에 가서 찬물에 세수를 하며 더위를 식혔다.


기자님께 설명을 들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란 잡지는 흥미로웠다. 시니어 전문을 표방하며 은퇴 이후에 삶에 관해서 경제, 취미, 건강 등등 다양한 부분을 다뤘다. 기사의 모든 부분이 인터뷰로 이뤄졌다.


기자님은 상반기에 내가 출간한 '아빠의 가족 독서모임 만드는 법'을 우연히 읽고 독서모임에 관해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 당시 아쉽게 기획 방향이 바뀌어 기억해 놓았다가 이번에 연락을 했단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인터뷰는 2시간이 넘게 진행되었다. 묻고 답하는 형식이 아니라 자연스레 수다 떠는 시간이 되었다. 기자님도 글을 사랑했던 어린 시절, 진로를 정하고 글과 관련해서 시도했던 일들을 공개했다. 그중에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냈던 일화는 공감되면서 한층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었다.


늘 느끼지만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만 아는 주파수가 있다. 그게 딱 맞는 순간 이제 만났다고 한 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마냥 강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마흔이 되어 삶의 허무함으로 늪에 빠진 듯 방황하던 시절, 글쓰기란 한줄기 빛을 잡고 빠져나왔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운명처럼 온라인 매일글쓰기를 만나 브런치 작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출간까지 이어진 여정을 자연스레 풀어냈다.


어느새 일로 강의로 더위로 지친 몸이 풀리며 무언가 단정할 수 없는 힘이 채워졌다. 분명 나는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하긴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원 없이 할 수 있을까. 주변은 늘 주식, 골프, 사춘기로 가득 차있다.


인터뷰 말미에 기자님은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지금까지 글을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글쎄요. 글 자체가 좋아서 아닐까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글로서 무언가 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거든요. 그저 지금처럼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고 싶고, 나중에 호호 할아버지가 되어도 키보드를 누룰 수만 있다면 계속 싶어요. 말을 하다 보니 이런 마음이 꾸준히 쓸 수 있는 힘 같네요."


"글이 인생 후반부에 새로운 직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작업은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김은 분명해요. 저 역시도 이를 통해 계속 강의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부수입으로 괜찮지만 주수입이 된다면 굉장한 스트레스 속에 있을 것 같아요."


기자님은 극 공감을 하였다. 글이 직업이 되는 일은 취미 차원과는 분명 다르리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누군가에 비할 수 없는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거란 점이다. 반려동물보다 더 따뜻한 반려 글로서.


인터뷰를 마치고 지하철이 반대 방향이라 작별 인사를 고 할 때 기자님이 불쑥 악수를 청했다. 그리곤 이 만남이 끝이 아닐 것 같다는데 나 역시 그랬다. 글이 가진 무한 확장성을 알기에.


잊고 있던 중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가니 잡지가 와 있었다. 둘째가 먼저 읽고는 멋지다는데 어깨 으쓱이다. 기자님은 그 긴 내용을 임팩트 있게 짧고 굵게 정리를 잘해주었다.

이렇게 늦여름의 지난 추억 하나를 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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