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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Jul 30. 2024

출간의 감정들

'사춘기 아들 갱년기 아빠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 책을 출간하고

책을 내면 왜 꼭 숨고 싶은지 모르겠다. 당당하게 내세우고픈 한 편의 감정은 부족함을 알기에 모두 덮어버린다.


처음에 막연히 글이 책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에 시작한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새삼 실감 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기획서를 쓰고, 글을 정리하고, 투고하고, 연락을 기다렸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한 곳이라도 연락 오길 바랐는데, 다행히 마음에 드는 출판사와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애초에 완성된 원고가 아니기에 짧은 시간 안에 부리나케 원고를 써야 했다. 농담이 아니라 1일 1 에세이를 쓰기 위해 퇴근하면 곧장 카페로 달려갔다. 쥐어짠다는 말의 의미를 몸으로 깨달았다.


하얀 빈 공간 앞에 수없이 한숨을 쉬었지만, 글은 이미 내 안에 있다는 믿음 하나로 조금씩 까맣게 채워갔다. 그 과정에서 사춘기 아들과의 힘들었던 순간들이 되새김질되었다.


그때 좀 더 따뜻하게 대했더라면. 힘내라는 말 한마디를 주었으면. 그냥 있는 그대로 두었으면. 여러 후회들이 봄바람에 꽃 잎 흩날리듯 스쳐갔다. 글을 쓰면서 아이를 깊게 이해하게 되었음은 또 하나의 고마움이었다.


책을 낸다고 삶이 무언가 드라마틱 변하진 않지만 그 자체로 주는 기쁨, 설렘의 감정을 오롯이 즐겨보려 한다.


이제 곧 서점 매대에 책이 진열된다니 촌스러움을 가득 안고 책 구경하러 가봐야겠다.


출간을 내일처럼 기뻐하고 응원해 주고, 심지어 책이 도착했다고 인증사진까지 보내주는 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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