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지기님께 카톡이 왔다. 더구나 예쁜 표지와 함께. 띠링 띠링 카톡 방은 여기저기 바빠졌다.
작년 무더운 여름과 합평 모임을 시작했다. 북 카페 자상한 시간에 모여 글쓰기 선생님이신 자상지기님과 4명의 글 벗이 글 쓰고 나누었다. 주제는 먹다, 듣다, 걷다, 듣다였다. 푹푹 찌는 날씨도 우리 열정보다 뜨겁지는 않았다. 블로그에 글쓰기가 짧은 호흡이라면, 합평은 긴 숨이었다. A4 두 장 분량의 글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글감 찾아 과거 속 여기저기 찾아 헤매기 일쑤였다.
글이 나의 세계 넘어 밖으로 나오는 순간 부끄러웠다. 우. 왜 이리 오글거리지. 좀 더 나은 표현은 없었을까. 에고 망했다. 조금 쉬운 길로 가기 위해 꾀부리면 다들 귀신 같이 알아차렸다. 역시 글은 진솔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지만 여전히 어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정해진 시간 넘어 짙은 어두움이 드리워도 이야기는 끝없이 펼쳐졌다. 글을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삶의 이야기로 번지곤 한다. 따듯한 마음 주고받으며 서로 간의 끈끈한 정이 생긴다. 이 또한 글 쓰는 매력 아닌가 싶다.
자상지기님께서 문집을 책으로 제작한다고 하셨을 때, 살짝 망설였다. 부끄러운 글을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보아도 될까 싶었다. 결정하고 나서는 제목, 글 선정, 소개 글 작성이 이어졌다. 쉽지 않았다. 그 과정을 거쳐 드디어 책이 나왔다.
다음 주에 '자상한 시간'에서 글벗과 쫑파티 하기로 했다. '일상愛쓰다'를 직접 만나는 순간이다. 설렘 가득 안고 그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