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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Feb 25. 2020

꿈꾸는 글쓰기

후배를 만났다. 요즘 같은 때 누군가 만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더구나 보고서 시즌에 돌입하여 고개 돌릴 여유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길을 나섰다.

같은 부서에서 처음 만나 10년째 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제 그 후배는 다른 곳으로 이직한다. 그것도 아주 먼 지방으로 떠난다. 바쁜 직장 생활 중에서도 4시간씩 자며 시험 준비했다고 했다.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했다. 후배는 나의 물음에 잔잔한 강물 같은, 그러나 별처럼 반짝이는 미소 지었다. 마음 한편에 그 불씨를 계속 키웠다고 했다. 왜 이리 내 가슴도 뛰었는지 모르겠다. 거대한 꿈의 한 단면과 마주한 느낌이 들었다. 그 꿈의 첫발을 내딛는 후배의 길에 힘껏 응원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 후배의 꿈에 전이된 감정이 쉬 가라앉지 않았다. 나도 꿈꾸는 중이다. 작년부터 이어가는 이틀 님의 '매일글쓰기'는 꿈같은 존재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하루 중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다. 매일 글감 찾아 떠나는 시간은 어제 흘려보낸 삶의 기록이었다. 어쩌면 먼지처럼 사라질 순간이 글에 담겨 영원히 남는다.

올해부터 글쓰기가 다른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청일점으로서 솔직히 조심스러웠다. 이내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듯한 마음으로 다가온 글벗 덕분에 나도 그 일원이 되어 글 쓰며 나누었다. 비록 랜섬이지만, 현실에 누군가와 만나는 과정과 다름없다. 글을 통해 처음 만나, 매일 글 보며 조금씩 알아간다. 글에는 그 사람의 삶이 담겨있다. 이번 글쓰기 통해서도 좋은 이웃을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이번에는 마니또 제도가 도입되어 '프리스타일쪼아'님과 '욕심쟁이'님을 만났다. 늘 밝고, 좋은 기운을 글에 나누어 주어 이렇게 힘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마니또 소개 미션을 꼭 하고 싶었는데, 결국 하지 못해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나는 매일 꿈꾼다. 꿈같은 글쓰기는 계속 이어가고 싶다.

긴 호흡 마치고, 잠시 멈춤은 또 다른 꿈을 위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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