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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57)

아스널 vs 웨스트햄

by 이재민

오늘은 3:00에 아스널과 웨스트햄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

어제 비를 맞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몸살기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은 오전은 쉬기로 했다

한국에서 챙겨 온 타이레놀을 다 소비했기에 약을 사 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영국의 해열제를 찾아보니 parasetamol이라고 마트에서 사면된단다

마트에서 약과 파워에이드 비슷한 음료가 싸게 팔길래 사 왔다

약을 먹고 경기장으로 출발을 하였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햄버거와 핫도그 그리고 각종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이미 펍에서 맥주들을 즐기고 있었다

슬슬 걸어서 경기장 근처에 도착을 하였다

웨스트햄 조끼를 입고 계시는 중년 여성분이 계신 걸로 봐서 내 좌석 근처에 웨스트햄 원정팬들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앉은자리는 남쪽 코너킥을 차는 곳 가까이였다

높은 자리임에도 경기장이 훤히 잘 보였다

경기장에 도착을 하니 땀이 쭉 난다

해열제의 효과가 나오는 모양이다

덕분에 경기는 나쁘지 않은 컨디션으로 볼 수 있었다

내 아래쪽 자리가 웨스트햄팬들의 자리였다

경기는 처음부터 팽팽하게 느껴졌다

아스널이 2위이고 웨스트햄이 16위여서 아스널이 쉽게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은 프리미어리그고 하위권 팀이라도 저력이 있기에 방심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웨스트햄이 초중반에는 밀리다가 결국 선취점을 넣었다

역습을 통한 bowen선수였다

이 선수는 예전에 축구게임할 때 유망주로 많이 봐왔던 선수라 괜히 반갑다

이렇게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아스널이 동점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쉽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선수들이 조급해하는 것을 느꼈다

급할수록 실수도 종종 나왔다

그에 반해 급할 것 없는 웨스트햄은 시간을 적절히 끌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큰 사고가 터졌다

루이스 스켈리 선수가 상대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무리한 태클을 하였고 결국 퇴장을 당했다

처음에는 옐로 카드였지만 var끝에 결국 퇴장처리 되었다

아스널은 수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동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웨스트햄 선수들이 시간을 많이 끌었기에 추가시간은 8분이 주어졌다

코너킥 상황에 골키퍼까지 올라가는 극단적인 공격에도 결국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웨스트햄 팬들은 굉장히 기뻐했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과 선수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나는 홈팀이 이겨야지만 분위기가 좋고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웨이 팀이 이기는 경기를 봐도 참 재미있구나 싶었다

약팀의 서포터로서 오늘 경기 쉽지 않을 거다 생각했을 텐데 이겨서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싶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서도 이들의 노랫소리는 끝나는 법이 없었다

이들은 말을 탄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전철역까지 신나게 걸었다

하늘 위에는 드론이 이 모든 상황을 감시하고 있었다

아스널 팬들도 열은 받지만 웨스트햄 팬들을 축하해 주는 분위기였다

뭐 속으로 그래봐야 너희 중하위팀이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2025.2.22

재밌는 축구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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