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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Dec 28. 2021

내가 느껴지지 않는 날, 자신감 하나 불어 넣기

100점짜리 성적표보다는 동그라미 하나가 필요할 때

그런 날이 있다.


괜히 사람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이 핑- 하거나,

할 일은 많은데 어떤 것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을 때,

마치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세상 끝에 숨어 버리고 싶을 때,


지나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을 그런 새털처럼 하루가, 혹은 순간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온 몸을 짓 뭉개는 그럴 때가 있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어떤 것도 시작하기 싫고, 지금 어떤 것을 해도 성과가 나지 않을 것 같아서, 괜히 뒤적뒤적하며 퇴근시간만 기다리던 날이었다.


나 자신의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어제 운동을 너무 무리하게 해서 약간의 근육통이 몸 전반에 퍼져있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랄 수는 없었다. 


원인일지라도 운동을 안 할 수 없기에 그런 몸 상태가 초래하는 나의 감정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보았다.


결국에는 무언가 자신감이 바닥나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의욕도 없고 용기도 없고 그냥 '쉬고 싶다'는 느낌.


그럼 자신감이란 무엇일까? 생각을 했다. 


한자로 스스로 자(自)에 믿을 신(信), '자신을 믿는 감정'이라는 뜻이다. 

자기 자신의 어떤 점을 믿어야만 '자신감'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전적 정의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말한다고 한다. 

결국 자신감을 '잃는다' 혹은 '부족하다' 이런 감정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해내기 힘들 것 같다'는 감정이 드는 것이다. 


때로는 특정한 일에 대해서 자신감을 잃다가, 점점 자신감을 잃는 계기가 쌓이면서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게 된다. 


그리고 우울감에 휩싸이거나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그럼 어떨 때 어떤 일을 해내기 힘들다고 느낄까?


시작하기 전, 목표가 어려워 보일 때


살면서 많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보통은 문제의 본질을 보기보다는 어떻게 생겼는지 외관만 봐도 '사이즈'가 나온다며 성공 혹은 실패에 대한 예측, '느낌'을 갖게 된다. 


최근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 실패한 경험이 있거나 연속된 다른 유형의 문제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도 전에 섣부른 판단을 하는 시간은 더욱 짧아지게 되며, 고민도 없이 성공했던 일들까지도 자신감이 없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실패가 습관이 되고 성공에 대한 시작도 안 하게 된다.


이런 경우,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문제의 순간은 한순간에 찾아온다.


아이와 공을 주고받는 놀이를 한 적이 있다. 


무겁지 않을 공을 사용하고 천천히 충분히 아이의 근력과 순발력 등을 고려하여 내가 살짝 던진 공을, 아이는 받지 못했다.


아이는 날아오는 공이 얼굴로 부딪힐까 봐 공이 날아오기도 전에 눈을 감고 움츠러든 자세로 팔만 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아간 공은 아이의 가슴팍에 힘없이 부딪히고 떨어지고, 아이는 흥미를 잃은 채 '난 공놀이 못하니까 다른 거 하자'라고 말했다.


그런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먼저 아빠가 던지는 이 공을 잘 봐봐. 이렇게 공이 날아오면서 손 가까이 왔을 때 두 손을 감싸 안듯이 공을 받는 거야.'라고 차근차근 이야기해주는 것이었다.


당장 해야 하는 것은 완벽히 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날아오는 공을 똑바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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