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걸 먹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는 분들, 레시피 드린다.
골목식당 제주도 금악리 편, 어제 그 마지막 회를 보았다. 당장이라도 금악리에 가서 저 식당들을 모두 가보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 그중에서도 너무나도 못 참겠던 것은 금악 '똣똣라면' 일명 '흑돼지라면'. 조리 과정을 보고, 완성된 비주얼을 모두 보고, 맛을 본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저거는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빠르게 집에서 따라서 만들어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재료는, 라면 한 개(골목식당에서는 안 넘어지는 회사 라면을 썼는데 나는 그냥 집에 있는 매운 라면 썼다), 물 500ml, 대파 한 단 (많다 싶지만 다 넣자), 다진 마늘 3 큰술 (많다 싶지만 다 넣자), 고춧가루 1 큰술, 식용유 (나는 집에 있는 아보카도 씨유를 썼다), 돼지고기 앞다리살 150g 정도 (집에 있는 찌개용 앞다리살 1팩에서 반 정도 덜어 넣었다. 흑돼지는 아니다. 뒷다리살, 간 고기, 삼겹살, 목살 상관없다).
대파는 하얀 부분과 초록 부분을 모두 쓴다. 얇게 썰수록 좋다. 최대한 얇게 썰다가 배고파서 좀 빨리 조금 두꺼워졌지만 일단 파 한 단을 다 썼다
처음에 중식도로 퍽퍽퍽 잘라보았지만 안돼서 그냥 믹서기에 넣고 갈았다. 비계가 너무 많이 섞인 곳이나 너무 고기만 있는 부위 말고 적절하게 섞인 부분을 골라쓰면 된다. 뒷다리살이나 삼겹살 목살 등 집에 있는 부위를 쓰면 된다.
간장 종지에 고춧가루 1 큰술을 넣고, 식용유를 2 큰술 넣는다. 고춧가루가 기름에 모두 잠기도록 넣고 잘 풀어준 후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2분 돌리고, 끝나면 1분 더 돌리고, 끝나면 상태 봐서 30초에서 1분 정도 더 돌린다. 그럼 고춧기름이 완성이다. 고춧가루가 타면 안 된다, 고춧가루의 빨간빛은 유지하고 식용유에 붉은빛이 돌 정도만 하면 된다. 고춧가루도 다 쓸 거니까 따로 걸러낼 필요 없다. 간단하지? 훗
물은 500ml, 끓였는데 550ml 정도 넣어도 된다. 분말수프와 건더기 스프를 모두 넣고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다져놓은 고기를 넣는다. 고기를 넣고 덩어리를 잘 풀어주고 제대로 갈리지 않은 부분은 가위로 잘라준다. 4분 정도 충분히 고기가 모두 익었다고 생각이 들 때까지 끓인다. 그리고 나면 면을 넣는다.
나는 면을 푹 익히는 것을 좋아해서 푹 익히는데, 면을 익히는 것은 취향껏 하면 된다. 먹고 싶은 익힘 정도에서 반 정도 익었을 때, 고추기름을 넣는다. 접시에 남아있는 고추기름과 고춧가루를 모두 넣기 위해 면으로 그릇을 닦듯이 모두 넣는다. Believe me 진짜 맛있다.
원래는 생마늘을 토핑으로 넣지만 나는 얼린 다진 마늘 큐브라서 마늘 큐브를 넣고 녹을 때까지 약 30초 정도 넣고 끓였다. 생마늘 다진 것을 쓴다면 불을 끄고 넣으면 된다. 마늘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마늘을 충분히 넣지 않으면 돼지고기 냄새가 날 수 있다. 꼭 넣자. 그리고 파를 듬뿍. 완성이다.
먹는 순간 알았다. 아, 여기가 제주도 금악리구나. 기본적으로 라면이라는 재료와 간 돼지고기, 생마늘과 고추기름이 주는 맛이 있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크게 날 수는 없을 것 같다. 제주도 가서 기다려서 먹는 것도 꼭 해보고 싶지만, 당장 오늘 이걸 내가 먹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는 사람들은, 이대로 드셔 보시라.
그러고 보니 일본 라면의 느낌이 강하다. 매운 돈코츠라멘의 늬낌이다. 꼭 꼭 해 먹어 보시라. 와이프와 둘이 먹다가 '이거 팔아도 되겠다'라고 말했다. 와이프는 말없이 면치기를 했다. 집에 찬밥이 없어 아쉬웠지만, 제주도 가는 비행기표값이 굳었다.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