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하면 한순간 자신감을 잃고 면접을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어느 요리 프로그램의 예심 면접, 제비뽑기 방식으로 요리 재료를 랜덤 하게 선택해서 그 재료를 어떻게 요리할지 면접관에게 설명하는 방식의 면접이 진행 중이다.
한 지원자가 제비뽑기를 뽑았고, 종이에는 '바나나'라고 쓰여 있었다.
면접관인 셰프는 물었다.
"자 대답해 보시죠, 바나나로 어떤 요리를 만드실지 설명해보시겠습니까?"
지원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답변을 했다.
"네 제가 이슬람 국가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데, 금식 기간인 라마단 기간에 금식 시간이 끝나는 저녁 6시 반쯤 첫 끼를 먹거든요, 그때 먹는 요리가 있는데..."
못 참겠다는 표정의 셰프는
"됐고, 어떤 요리를 할지를 설명해보세요"
무언가 깨달았다는 표정의 지원자는,
"아... 네... 저는 바나나를 이용해 따뜻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바나나를 한입 크기로 자르고, 고구마도 같은 크기로 썰어서 코코넛 밀크에 넣고 끓여서 따뜻하게 내서 달콤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맛의 디저트를 내놓겠습니다."
이 짧은 면접 내용을 보면, 결국 면접관이 원하는 답변은 "어떻게 요리할래?" 였지만, 지원자는 본인이 해외 거주 경험이 있고, 그때 어떤 상황에서 처음 접했고 등 요리와는 상관없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물론 지원자는 곧 요리 방법을 설명할 계획이었지만, 면접관은 참지 못하고 다시 질문을 했다.
야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셰프가 뽑고 싶은 사람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고, 랜덤 한 요리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대한 요리 센스와 경험을 겸비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찾는 질문을 한 것뿐이다. 하지만 지원자는 본인의 요리 실력 보다도 해외 경험이나 다양한 문화에 대한 경험을 더하기 위해 서론을 길게 깔았다. 요점은 빠뜨린 채.
만약 셰프가 '바나나'라는 요리 재료와 관련된 당신의 요리에 대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다면 위의 답변이 좀 더 적절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질문은 '어떻게', '요리를' 하겠냐는 것이었다.
많은 지원자들이 하는 실수이다. 그리고 저런 면접관을 만나서 저런 지적을 받으면 주눅이 들어서 자신감을 잃고 면접을 망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면접관이 원하는 답변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잘 듣고 잘 이해해야 한다. 보통 지원자들은 면접관의 질문을 들을 때 '키워드'만 캐치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단점, 그리고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는 보통 자신의 '단점'이라는 키워드를 듣고 열심히 단점이지만 강점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관점 등을 열심히 이야기 하지만 정작 전체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
보통 하나의 질문이지만 답변 포인트가 2가지 이상인 경우가 있다.
위의 질문에도 '단점'과 '극복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3가지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
만약 답변을 하다 보니 뭔가 장황해져서 논점이 흐려진 것 같다면, 당황하지 말고 '정리하자면' 혹은 '질문에 대답 답변으로 정리하자면'하고 답변을 요약해서 정리한다면 보다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질문이 '어떻게'라면 '방법'을 이야기하고, '왜'라면 이유를 이야기하고, '어디'라면 '장소'가 들어간 답변을 해야 한다. 일상 대화에서는 핵심은 빼놓고 맥락만 이야기하더라도 소통이 되지만, 면접이라는 상황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면접관이 원하는 답변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맥락보다는 핵심에 집중하자. 결국 핵심에 집중하다 보면 맥락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
혹시라도 면접 중에 지적을 받았어도 너무 주눅 들 필요 없다.
만약 핵심 없는 답변에 지적하지 않고 지나갔다면 그 면접관은 이미 그 지원자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는 뜻이니까 - 대개는 불합격으로.
면접 중 지적을 받은 것은 더 좋은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면접관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