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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Dec 06. 2021

처음 '내 방'이 생긴 아이에게 받은 초대장

초대하는 마음으로, 마음 돌아보기

방 3개가 있는 집에 살면서 방 한 개는 부부가, 나머지 방 2개는 아이들의 놀이/공부방과 침실로 나누어서 살아왔다. 


함께 유치원을 다니고 같은 학원을 다닐 때 까지는 하루 종일 같이 있으니 집에서도 같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첫째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둘의 생활 패턴이 달라지고, 관심분야가 달라지면서 다른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혼자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고 각자의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책상과 침대를 분해하고 옮기고 조립하면서 (전동드릴도 망가져서 드라이버 하나로), 카펫을 이용해 방에서 방으로 무거운 가구들을 옮겼다.


아이들도 자신들의 책과 장난감을 옮기면서 본인들의 공간을 정리하는 것을 도왔다.


이사를 간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새로운 공간에 있는 것처럼 좋아했다. 


'나만의 공간'. 혼자서 생각하고 책을 읽고, 혼자 누워 꿈을 꾸며 잠을 자는 공간. 


둘째 아이는 혼자 그런 것들을 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렜는지, 자신의 방에 초대하는 초대장을 만들어서 우리 가족들에게 주었다. 심지어 무언가 네모 모양으로 까맣게 칠해져 있길래 뭔가 싶었는데 본인 방에 들어올 때 찍어야 하는 QR코드라고 한다.


나의 공간에 누군가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초대'를 한다. 그리고 초대를 위해 청소도 하고 꾸미기도 한다. 그러면서 초대한 사람들의 칭찬에 자존감은 올라가고 행복한 마음으로 그 공간 안에서 생활을 한다. 


아이의 마음이 이러한 생각들로 가득 찰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도 그 마음이 예쁘고 기특했다.


나의 공간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은, 나의 마음을 열고 그것을 맞이하는 것과도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충분히 내 마음을 열고 누군가를, 혹은 그 무언가를 초대하고 싶을까?


내 마음속에 무언가를 초대하기 위해, 어지러운 내 마음을 먼저 청소하고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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