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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Jul 29. 2023

정상규, 『교도소 25시』

사회의 역할

악어는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악어보다 더한 위선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가. 요즈음 TV나 신문 등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서 보면, 국민 모두가 뻔히 아는 사실을 가지고 위선의 눈물과 함께 아니라고 우기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지체 높고 배부르고 부자인 자가 보잘 것 없고 가난하고 없는 자의 것을 더 빼앗아가기 위해 짐짓 억울하고 슬픈 척 오두방정을 떨고 윈맨쇼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어쩌면 그렇게도 이 사회에서 모범이 되어 귀감이 되어야 할 양심들이 법마저 어기고 국민을 우롱하는 일쯤이야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가. 눈물로 양심과 국민을 속이며 애원하고 호소하던 얼굴을 돌아서 품위와 체통을 지켜 가기 위한 태연한 웃음으로 바꿔 입는 모습은 권력과 명예의 중독증에 물들어 가는 한 인간의 타락된 모습이었다. - p.207


세상의 순리란 그리고 우리가 가는 인생길이란 마치 멀고도 먼 여행길이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작은 실개천에서 모여 냇물을 지나 강으로 또 바다로 순리대로 나아가게 되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어머님의 모체를 빌어 태어나면서부터 머나먼 여행을 떠나게 되고 마치 째깍째깍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태엽처럼 한 발짝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생명이 다하는 그날이 되면, 시계태엽이 멈추어 버리는 것처럼 삶을 마감하게 된다.

이것이 인생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백 년도 안 되는 인생을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끝없는 여행길이다. 인생은 가 보지 않은 낯선 길을 걷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어제 흘러간 물이 오늘 되돌아와서 거꾸로 흘러갈 수 없듯이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은 다시 돌아갈 수 없고, 앞으로 걸어갈 길은 미리 가 볼 수 없다.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은 아직 걷지 아니한 길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모든 여정은 오직 한 번 지나가는 길이고, 인생의 모든 순간순간은 오직 한 번 주어지는 시간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걷는 모든 길은 마지막 길이고, 우리가 사는 모든 시간은 마지막 시간이다. 매일 매시간은 우리에게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이고, 마지막 기회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고 소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 pp.231~232


세상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정치 및 경제의 문화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고 빠르게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마치 한여름 홍수로부터 망가진 다리를 고치느라 나무를 다 써 버려 겨울 땔감이 부족한 것과 같다. 몸은 어른보다 더 성장했으나 정신이 따라오지 못하는 청소년과도 같다. 모든 것이 풍족하면 무슨 걱정을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제발전 뒤에는 범죄와 같은 부산물도 곁들여 오기 마련이다. 범죄가 일으킨 문제는 범죄에 가담한 개인에게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하나 또한 이들이 살아가면서 사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급격한 사회 변화에 속수무책이었던 우리 사회도 책임을 져야 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총체적인 사회 변화는 이들의 범죄를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즉, 이들이 범죄를 가속하였기 때문이다.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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