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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Aug 12. 2023

알랭 드 보통, 『공항에서 일주일을』

공항은 설렘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산업화의 초기에는 노동력에 동기를 부여하기가 아주 쉬웠다. 한 가지 기본적인 도구, 즉 채찍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채찍으로 노동자를 힘껏 후려쳐도 아무 일 없었을 뿐 아니라, 노동자는 더 열심히 돌을 캐고 노를 저었다. 그러나 일을 하는 사람이 원한을 꾹꾹 누르며 복종하기보다는 스스로 크게 만족해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직업들-21세기 초에는 이런 직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이 나타나면서 규칙도 바뀌어야 했다. - p.51 line 19 ~ p.53 line 6


이틀 뒤 히드로는 그들의 기억을 간직하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의 부재를 느꼈다. - p.81 line 7~9


“죽음을 생각하면 우리는 무엇이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향하게 됩니다. 죽음이 우리에게 우리가 마음속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삶의 길을 따라가도록 용기를 주는 거죠.” - p.119 line 1~4


그런 순간이면 죽음을 피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죽음을 영원히 계속 속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느낌도 공존하며, 그 때문에 이 장면이 더욱 가슴 아리다. 어쩌면 이것도 죽을 운명에 대비해 연습을 하는 한 가지 방법인지 모른다. 언젠가 지금으로부터 긴 세월이 흐른 뒤, 어른이 된 자식은 일상적인 출장을 떠나기 전에 늘 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할 것이며, 그러다 집행유예는 어느 순간 끝이 날 것이다. - p.192 line 9~16


 우리는 모든 것을 잊는다. 우리가 읽은 책, 일본의 절, 룩소르의 무덤, 비행기를 타려고 섰던 줄,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 등 모두 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행복을 이곳이 아닌 다른 곳과 동일시하는 일로 돌아간다. 항구를 굽어보는 방, 두 개짜리 숙소, 시칠리아의 순교자 섬, 아가타의 유해를 자랑하는 언덕 꼭대기의 교회, 무료 저녁 뷔페가 제공되는 야자나무들 속의 방갈로. 우리는 짐을 싸고, 희망을 품고,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회복한다. - p.205 line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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