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역할이란?
“이 사건은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여자는 죽었고 남자는 법정에 섰단 말입니다. 법학자와 철학자의 차이가 뭔지 알아요? 철학자는 와인을 마시며 사건에 대해 사색할 수 있어요. 진실을 알아낼 때까지 혹은 와인이 떨어질 때까지. 심지어 결말을 내지 않고 그냥 열어 두어도 됩니다. 정해진 답은 없으니까요. 맞는 말이에요. 이 사건을 맡은 판사 역시 와인을 마시며 사색해도 됩니다. 하지만 철학적인 답을 내놓아선 안 됩니다. 당장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단 말입니다. 아시겠어요?” - p.8 line 6~14
무엇이 해롭고 무엇이 이로운지 어떻게 구별할까? 어떤 사람이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자살을 했다고 치자. 그는 자기를 해친 걸까? - p.21 line 21 ~ p.22 line 1
오늘 합당한 것이 20년 뒤에 부당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국가가 금지해도 되는 것은 시대정신과 학술적 연구 상태에 달렸다. 그러므로 린다와 그녀의 부장판사처럼 때때로 ‘이 법이 지금 시대에 맞나?’ 하는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다. - p.31 line 1~5
종교의 자유는 세계적인 종교의 공식적인 교리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소규모의 종교 집단도 고유한 신념을 가질 수 있다. 신념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국가는 신념의 경찰관 구실을 해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 특정 신앙 교리를 스스로 의무를 느끼는 것이다. - p.132 line 6~10
물론 아이들은 약간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인생에 대한 공부일 수 있다. 아이들은 살면서 절대적인 진실이 거의 없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를 말하는 상황을 자주 직면하게 될 터이고 결국 스스로 결정해야 할 테니 말이다. - p.214 line 14~18
독일의 법은 삶에 지친 사람에게 연민을 갖는다. 자신과의 싸움, 삶과의 싸움이 이미 충분한 형벌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자살에 실패했을 때 감옥에 넣는 것은 너무 가혹해 보인다. 그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평가와 상관없이. 그러므로 독일에서 자살은 범죄가 아니다. - p.268 line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