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
‘비교 대상이 없어서 견딜 만했어. 부당한장애물이더나은삶을가로막고있다고느껴야고통의감정도생기는법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도 적응하게 마련이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부당함을 못 느꼈어. 내겐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으니까, 케이지 밖의 세계는 내게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 p.15 line 7~12
‘좋은 혁명이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성공한 경우 말이야? 없었어. 혁명 초기의 흥분과 열정이 사그라지면 대개 혼란기가 찾아와. 이때 꼭 전체주의의 독재자가 등장해 질서를 바로잡지. 사람들은 비로소 안도하게 되고.’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
‘일종의 순환인 셈이지.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인간의 세상은 이런 방식으로 진화하는 것 같아. 먼저 3보 전진, 이 시기에는 모든 분야에서 대단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이 시기가 끝나면 흔히 전쟁 같은 형태로 위기가 찾아와. 모든 게 무너지지. 그게 2보 후퇴.’ - p.39 line 6~16
‘어차피 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어. 최고의 순간을 경험한 감격을 간직한 채 죽을 테니까.’ - p.100 line 5~6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인 삶을.
내일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현실에 안주하고 몸의 안위만 추구하는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내 몸의 시련을 선택했다. 그 시련들을 통해 내 정신은 성장한다. 예기치 못한 고난과 실패, 절망을 통해 빚어진 나의 정신은 스스로에 대해 알아 가면서 자신의 욕망과 한계를 깨닫는다. 그렇게 일관성을 형성해 나간다. 나는 내 육체의 연장인 그 정신을 부릴 줄 안다. - p.176 line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