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외국인 노동자의 일기 Day-14

by 초이

캐나다 외국인 노동자의 일기 Day-14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새벽이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가방과 옷을 어제 미리 챙겨서 금방 준비할 수 있었는데 떠나기 전에 맨투맨을 챙겨 온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빅토리아는 생각보다 추웠다.

다들 늦지 않게 새벽에 모여 센트럴 역까지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거리에는 홈리스 밖에 없었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는데 금세 해가 뜨기 시작했다. 이렇게 창문 밖으로 해 뜨는 것을 본 것이 기시감이 들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6번의 일출을 보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버스에서 내려 페리 선착장으로 갔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여유 있게 둘러보다 선착장으로 돌아가니 문이 잠겨있었다. 당황한 나머지 문을 쾅쾅 두드렸는데 안내방송으로 내려가라 한다. 4명이 모였지만 모두 당황해 아무도 안내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했고 내려가도 별거 없길래 다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서있던 어느 여자분이 배 탈 거면 기다리면 된다 그랬다. 그리고 이번엔 직원이 내려와서 여기 기다렸다가 들어가면 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페리에 타고 자리에 앉자마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어느새 도착했다. 처음 일정으로 부차드 가든을 방문했다. 꽃이 예쁘게 피어있었고 하늘도 맑아 꽃의 색을 더욱 발해주었다. 회전목마도 타고 여행하는 것처럼 잘 즐겼다. 날이 추워져 꽃이 다 져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아직 색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뒤집힌 세상

그래도 한 여름보다는 꽃의 수가 줄어 아쉬웠다. 그리고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는데 너무 졸려 정신을 놓고 졸았다. 그런데 버스 앞에 선 남자가 너무 잘생겨서 잠이 번뜩 깨었다. 옆 사람을 깨워 지금이 잘 때가 아니라며 빨리 보라고 재촉했다.


다들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은 채 달려와 너무 배고팠기 때문에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 계속 돌아다닌 일행은 너무나 피곤해서 다들 별 말이 없이 주문했고 식사를 하고 어느 정도 힘을 채웠다. 나는 깔리마리를 주문했는데 작은 꼴뚜기 같은 것이었다.


식당에서 보이는 부둣가가 붐벼 왜 붐비는 건지 궁금해서 내려갔는데 이것저것 은 공예품을 팔거나 먹을 것을 팔았다. 와플 파는 사람이 너무 잘생겼다. 그리고 보니 여행 책자에 9월 2일에는 classic boat축제가 열린다고 하더니 이 곳에서 열리는 것이었다. 기부만 하면 입장이 가능해 1달러를 내고 들어가 보았다. 그곳은 평소에는 일반인에게 공개도 안 되는 곳이라고 한다. 보트들은 이전에 영화 덩케르크와 맘마미아에서 보던 그 보트들이었다. 너무 신기해 손으로 쓰다듬기도 하고 사진을 찍었다.

보트 주인이 보트에 앉아 방문객들과 보트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며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어느 보트를 올라가 엔진실까지 내려갔다. 영화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침대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감동 그 자체였다.

너무나 멋진 보트 사이에 작은 보트가 있었다. YOU CAN DO IT이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길래 보니 1950년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혼자 세계 일주한 보트라고 한다. 다른 어느 멋진 보트들보다 이 보트가 가장 마음에 남아 힘이 되었다.


나도 지금 타지에 와 일자리 구한다고 힘든데 하고자 하면 될 것이라는 힘과 믿음이 생겼다.

<<<경적소리주의>>>


일행은 다 둘러보았는지 나를 불렀다. 빅토리아 동상이 세워진 시청 스퀘어를 보고 부둣가로 가서 헤나도 받고 시내로 걸어갔다. 거리의 가로등은 꽃다발을 한 아름 품고 있고 건물은 가스 타운의 옛 건물과 같아 아름다웠다. 내가 상상하던 밴쿠버 모습 그대로였다. 가장 오래되었다는 카페에 들려 라즈베리 템테이션이라는 음료를 주문했다. 라즈베리 밀크티에 초콜릿을 얹어 첫맛은 초콜릿이지만 라즈베리 향과 맛이 남아 인생 최고의 밀크티였다.

마지막으로 빅토리아 섬을 떠나기 전 가장 유명한 피시 앤 칩스를 먹었다. 기다리는데 오조오억 년이었는데 수다를 떨고 바닷바람에 다리를 떨다 보니 어느덧 줄이 다 끝나갔다. 이렇게 줄이 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문받는 사람이 음료를 채우고 손님과 떠들고 이러니 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음식도 맛있었다.


먹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기 위해 페리 선착장으로 갔다. 마지막 페리를 타고 밴쿠버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시간 계산은 맞았는데 변수가 생겼다. 날이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없어 버스가 느리게 운행하는 것이다. 이러다 9시 페리를 놓치게 생겼지만 다행히 8시 50분에 도착해 티켓팅하고 탑승했다. 버스에 있는 모든 승객도 다 같은 마음이었는지 도착하자마자 모두들 바삐 움직였다.


돌아가는 길은 올 때처럼 오래 걸렸지만 빅토리아가 너무 좋아 다음에 또 갈 것이다. (못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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