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사랑비가 내린다

by 이장순

겨울이 와서 소리 없이 머문 자리에 가을을 보내버린 차가움이 내린다. 차가움이 적시는 대지는 얼어서 냉한 몸살을 앓는다.

독감처럼 번져가는 싸늘함에 떠나지 못한

가을이 얼어붙고 있다.


유리창에 멍에처럼 번진 겨울비 창틀에 맴 달린
차가움 담아서 한잔 내놓으니 냉기가 천장으로 오른다. 꾹꾹 담아서 가두었던 차가움이 소멸된 자리 사랑으로 가을을 가둔다.


냉기도 사랑이 되고 미움도 사랑이 되고 사랑으로 내리는 겨울비에 녹아드는 냉기의 차가움도

사랑으로 만드는 겨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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