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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순 Aug 26. 2019

살생

마당을 기던 지렁이가
사람의 손가락을 따라 머리를

내밀고 가느다란

혓바닥을 내민다.
지렁이의 탈을 쓴 뱀이 사람을
현옥하여 사람을 향해
혓바닥을 날름날름
사람은 순간 섬뜩 지렁이를 밟는다

지렁이 탈을 쓴 뱀이
사람을 향해 독침을 쏘고
사람은 발길 하나로 뱀을 살생한다.

살생이라는 건 힘에 굴복하여

소멸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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