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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순 Mar 30. 2020

코로나

두 개로 보이는 건 아무래도 나이 탓일 게다.

오십먹자마자 나의 눈은  가까운 것을 거부한다.

멀리 있는 것만 보라고 가까운 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한다.


얼굴을 반쯤 가린  아가씨가 꽃 향수를 남겼다.

누군가 걸어갔을 길을 걷고

누군가 남겼을  향을 지우고

누군가 뱉었을  말을 기억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무언의  약속처럼

눈으로 말하는 우리는  변종으로 변해버린

감기 코로나와 대치중이다.

일상마저 무너트린 야속한 놈이다.


멀리 보라고  늙어버린 나의  눈처럼

웃음으로 말을 하라는 무언의  몸짓

반쯤 가린 아가씨의 향기가 향긋하다.

반쯤 가린 마스크의 그녀처럼

코로나는  가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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