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저녁을 알리면 늙고 힘없는 바둑이는 제새 끼들을 입에 물고 벼랑 끝으 로 걸음을 옮겼었다. 개 주제에 지가 호랑인 줄 알았던지 비탈길에 새끼들을 굴리고는 했었다.
왜 그럴까 한참을 보았지만 아마도 지 딴에는
자연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은
아녔을까? 사람이고 동물이고 자식 앞에는 강한 모성애가 생기나 보다. 비탈길에 새끼들을 굴리 고는 힘겹게 올라오는 강아지를 기특하다는 눈빛 으로 바라보던 바둑이를 잊을 수가 없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신장이 약해져서 투석을 받던
형부는 시추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다.
털이 날려서 잔기침을 많이 했던 형부지만 식구
들이 일나 가고 혼자였던 형부가 얼마나 사랑을 주었던지 당뇨병 망막증 후유증으로 인하여 더 이상 눈이 잘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당뇨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조차 시추는 형부에게 친구이자 벗이자 딸이자 사랑이 되어 주었었다. 사랑이 깊었던지 형부가 떠나시고 시추도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분명 형부의 강아지는 마음으로 교감 했을 것이다. 시골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누렁이가 있다.빈집이라고 가엷어서 자기네 집 마당으로 옮겨두면 목이 쉴 때까지 울어댄다는 누렁이는
주인을 기다린다고 했다.누렁이가 기다리는 주인은 갈 수없다. 뇌경색으로 반쯤 뇌를 상실하여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살 수 없다.주인이 누렁이에게 전부였고 지금도 주인 잃은 누렁이는 빈집을 지키고 있다.사람이나 동물이나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은 진실해서 가슴 안에 진하게 담겨 오랫동안 살아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