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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물을 물들이는 그녀

by 이장순

그녀는 두세 번 신중히 눌렀다. 간혹 예민한 손님이 커피 맛이 틀리다며그녀에게 말을 해왔으므로 커피 맛을 최고로 내놓기 위하여 손에 힘을 빼고 신중하게 물론 그녀도 화가 나고 스트레스로 감정 조절에 실패해서 아메리카노 색을 좀 더 진하게 내놓을 때도 있다. 예민하지 않은 손님들은 넘어갈 때도 있지만 꼭 그런 날은 그녀가 온다. 연한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왕창 때려 넣어 시럽 맛인지 커피 맛인지 정체도 모를 커피를 즐기는 그녀. 그녀는 글 쓰는 사람이라 예민하다며 하얀 유리잔에 커피색을 중시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커피색을 만들기 위해 신중하게 정신을 집중한다.

그녀가 좋아하므로 그녀가 좋아하도록 연한 아메리카노 갈색을 띄운다. 하얀 유리잔 속 갈색 물이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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