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 묘연 만들기

by 이장순

길고양이 오빠가 창문 틈으로 길쭉한 무언가를 건넸다.

"아가야 이거 먹어볼래? 캣맘이 준 간식인데 네 생각이 나서 챙겨왔어."

조심스럽게 창틀 사이에 있는 그것의 냄새를 맡았다.

늘 로얄 캐닌만 먹었던 나는

조금 역한 가다랑어포 냄새에 고개를 휘휘 저었다.

"못 먹겠어요. 냄새나."

가다랑어포를 정성스럽게 물고 온 오빠는 머쓱한지 헛기침을 했다.

"이건 없어서 못 먹는 건데."

그 말을 들은 나는 미안함에 고개를 푹 떨구었다. 오빠는 말했다.

"못 먹을 수도 있지 혹시 이런 거 생기면 나 주는 거다."하며 웃더니 금세 떠나갔다.

오빠가 밀어 넣어준 가다랑어포가 방바닥을 이리저리 뒹군다.

역한 냄새가 방안을 물들이기에 냉큼 물어서

화장실 모래에 묻어 버렸다.

‘가다랑어포가 생기면 꼭 챙겨 줄게. 내가 부르면 빨리 와야 해. 늦게 오면 화장실에 묻어 버릴지도 몰라.’

간식 냄새에 끌렸는지, 창가에 나타난 배고픈 어미 길고양이가 반달 눈을 가늘게 뜨며 노려본다. 엄마 고양이의 눈길이 부담스럽게 느껴진 나는 오랜만에 침대 밑으로 들어가 그녀가 올 때까지 아주 긴 잠을 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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