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오빠가 턱시도 고양이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홀쭉해진 엄마 고양이가 발로 창문을 톡톡 건드린다. 사납기 그지없던 눈동자는 부드럽게 변해있었고 입술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아가야, 그동안 무섭게 해서 미안하구나. 몸이 무겁다 보니 본의 아니게 겁을 주었구나. 그 안에서 엄마도 없이 사는 것은 어떠니? 무섭지 않니? 네가 나를 따라가고 싶다면 내가 엄마가 되어주마." 그동안 겁준 것이 미안했던 모양인지 어미 길고양이는 발을 내밀었다.
함께 가자는 선의의 제안에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내가 그녀를 따라왔어요. 그녀가 좋아서요."
"그래. 좋아하는 그녀와 사는 게, 각박한 바깥세상에서 사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지. 아가야, 다음에는 내 새끼들을 보여줄게. 아직은 눈도 못 뜨지만, 보석같이 예쁘고 사랑스럽단다."
창 너머 세상에는 눈도 못 뜨는 새끼고양이들을 사랑하는
어미 고양이의 해피바이러스가 떠다닌다.
창틀 사이로 포근한 해피바이러스에 전염되어 나도 해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