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 미안 하다고, 언뜻 보이는 그녀의 눈에서 불안함이 교차한다. 왜 미안한 걸까? 배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건만, 그녀는 로얄케닌
을 주지 않는다. 그녀를 바라보면서 머리를 갸우뚱 거렸다. 귀를 쫑긋쫑긋 밥을 달라고 밥그릇을 비볐다. 빈 밥그릇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미안해 소다야!밥 먹으면 큰일난데."
그녀의 눈빛이 미안함이 교차한다.
그녀는 줄곧 미안하다고 말한다.
왜 자꾸 미안하다고 하는걸까?이동장에 넣으 면서도 택시에 타면서도 병원에 가면서도 아. 병원은 왜 왔을까?병원에 앉아서 그녀는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야속하게도 나를 버리고 병원을 나서 버렸다. 그녀와 함께한 지 세 달째 그녀와 내가 서로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쁜 미소로 사랑스러운 눈길로사랑한다. 말해주었으므로, 그녀가 나를 병원에 버리고
가버릴지는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
삼사 일 전부터 그녀는 날보고 울었고 날보고 미안하다고 했다. 낯선 공간에서 난 버림받았고 그녀에게서 버려졌다. 파란 옷을 입은 의사가(집사 말로는 의사라던) 보기만 해도 무서운 주사기를 찌른다. 내 묘 생 육 개월만에 죽음이 오는 걸까! 잘살라고 말해주던 엄마와 창문 곁에서 수다 떨던 노란 털 오빠가 스쳐 지나간다.
주사를 맞자 세상이 빙빙 돌더니 사라졌다.
빙빙 돌아 사라졌던 세상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나타났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내 아래배에 가느다란 상처가 보인다. 아프지도 않았는데 눈감았다 눈을 뜨니 상처가 나있었고 아프다. 나도 모르게 배속에 나쁜 벌레가 숨어서 살았던 걸까? 나쁜 벌레가 내 몸에서 자라나 인간이 배를 열어 나쁜 벌레를 전멸시킨 것일까. 나쁜 벌레 때문에 그녀는 날 버리고 떠난 걸까? 나쁜 벌레는 찢어지는 살결의 고통 사이로
다 빠져버린 걸까. 의사의 분주한 손길을 피하여 휘청거리는 발로 구석을 향해 비틀거리며 필사의 도망을 한다.다시는 사라졌던 세상에 가고 싶지 않아 넘어지고 쓰러지기를 반복한다.
"소다. 소다야! 이리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유리문 건너 그녀가 있다. 날 버린 게 아니었나. 버려졌던 것이 아니 었나. 나쁜 벌래 때문에 날 여기에 버린 게 아니었나 보다. 그녀를 보고 걸어간다. 잡히지 않는 중심 부딪치는 몸. 그녀가 운다. 방울지면 떨어진다. 눈물이 그녀 가 우는 것을 말해준다.
"소다야! 힘들어. 많이 아파.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수술 안 하는 건데, 왜 자꾸 부딪히고 쓰러지고 왜 그래요. 우리 소다."
의사를 향해 붉어진 눈으로 항의를 하는 그녀
"마취가 안 풀려서 그래요. 하루 정도는 이럴 거예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의사가 말을 건넸다. 그녀가 있는 유리창 가까이로 난 아득한 정신이지만 그녀를 향해 비틀 거리며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