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의 이야기 8

살아가는 순간

by 이장순

아들이 장난스럽게 아진 씨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고 있다. 오 년 전 일이었나 그녀는 생각했다.

십 오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때 아진은 많이도 울었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 잠들 수 없는 밤을 한 달 동안 보냈던가
아들은 잠든 척 보고도 못 본 척
내방 문을 왔다가 다시 가기를 반복했었다.

아들이 눈치를 본다는 것을 아진도 알았지만

아진은 아들보다는 어찌 살까 라는 생각에 아들 마음까지는 볼 생각 없었을 뿐이다.

민재는 밝은 아이는 아니었다.

주눅 든 아이, 아픈 엄마를 가진 아이,
아빠 없는 아이,

꼬리말이 따라 다니면서 민재는 말없는 아이가 되었다. 십 년 전부터였다 말없는 아이 민재가

말이 많아진 것은 울고 있던 아진 씨의 방문을 열고

"엄마 배고파.. 밥 줘"
천연덕스럽게 민재가 밥상을

차리고 아진 씨 손을 잡아끌어
계란 프라이에다 김치뿐인 밥을 먹이던날 ....
민재도 아진이도 변했다.
민재는 밝게 아진이는 씩씩하게

그런 일이 있던 일주일 뒤 아진은 언니의 도움으로

작은 카페를 차렸다 투자였지만 사실상 그녀의 언니 가진이 아진에게 준돈이였다.

오년 지난 지금 가진의 돈은 돌려주었지만

가진이 없었으면 아진과 민재는 어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던 오년 전이었다.


"엄마 생선은 너무 타서 먹을 때마다 탄내가 따러

오지요. 탄내는 엄마 냄새 게으른 아진 씨 냄새~~"

민재의 생선 타령을 들으면 아진은 말했다.

"아들 맞고 먹을래 잠자코 먹을래"

"엄마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먼가요,
삼시 사철 미역국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아진 씨."


아진은 초랑 거리는 아들이 좋았다.

둘이 사니까 어두운 것이 싫었다.


아진은 타서 비늘을 걷어내고 먹고 있는 생선을

민재 가까이 옮겨주면 말했다.

"아들 밥 먹고 커피 한잔 어때 엄마가 타 줄게"

아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재가 말했다.

"엄마 커피 오래만이다 무조건 콜 ^^"

식어있는 미역국을 마셨댔다

머가 그리 급하다고 물도 아니건만 미역국은

민재의 손에서 물이 되었다


김이 커피찻잔을 타고 허공으로 흩어진다.

달콤한 커피 향이 코끝을 맴돌다 심장 안으로 숨는다. 아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숨을 고른다.

"민재야 아빠 보고 싶지 않아..."

아진의 소리가 민재의 곁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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