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생이 있었어.
비슷한 톤의 결을 가진 두 사람은
자신을 닮은 상대방을 보며 위로받고 측은해했지.
나는 너를 참 닮았구나, 너는 나를 참 가졌구나.
우리는 전생에도 인연이었을 거야.
그러다 관계에 익숙해지고 느슨해지면
그 닮았던 점들이
날카로운 촉이 되어 서로를 찌르기 시작한다.
내가 널 아는데, 넌 어차피 그럴 건데,
내가 널 모르니,라는 말들로.
나여서 너를 좋아했다기엔
나여서 너를 밀어내는 어처구니없는
감정의 자기 합리화.
밀어내고 나서야 나의 텅 빈 구멍을 알아차린다.
나에게 다시 돌아와.
너만큼 날 잘 아는 사람이 어딨다구.
닮아서 좋아했던 걸까. 좋아서 닮아버린 걸까.
닮아서 싫어진 걸까. 닮아버려서 싫어진 걸까.
익숙함은 편안함이 되고
편안함은 긴장을 불식시킨다.
긴장이 없어졌으니 우리에게도
끝이 와버린 게 아닐까, 착각하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놓쳐 버린 우리는
결국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잘 아는 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