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 대한민국이 해야될 중요한 과제?

“세계 질서 변화 통찰…미래 준비”

by 이예지

10월 23일 미래경제문화 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진행됐다. 이번 미래경제문화포럼 10월 조찬모임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연사로 ‘대한민국 국운 40년 주기 이론과 미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광주 제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동아일보 기자, 동아일보 동경주제특파원, 동아일보 논설위원, 동아일보 국제부 부장, 제 16~19대 국회의원, 제 37대 전라남도 도지사, 제45대 대한민국 국무총리, 제 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새로울미래 당대표 등을 역임했다.

대선 이후 공개 강연이 처음이라고 언급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아시는 것처럼 어느 순간 무소속이 됐다. 무소속이라고 하면 고아 같지만, 영어로는 Independent ‘독립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꼭 나쁜 건 아니다”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국운은 40년 주기로 움직인다 “고종 즉위부터 해방까지, 첫 번째 40년은 수난의 시기”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먼저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40년 주기를 언급하며, “지난 4~5년 동안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살펴보니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보였다. 대한민국 국운은 세계 질서의 변화와 연동해 약 40년 주기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세계 질서가 80년 주기라면, 대한민국은 그 절반인 40년마다 큰 변화를 맞았다. 고종 즉위(1864)부터 해방까지 약 80년을 보면, 전반 40년은 주권을 유지하던 시기, 고종 즉위(1864) 이후 약 40년간은 국권이 점차 약화되고, 결국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긴 주권을 상실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11047_12385_453.jpg 10월 23일 미래경제문화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강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그는 “이 시기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초의 근대 강국으로 부상했지만, 중국은 아편전쟁과 내전으로 국력이 쇠퇴했다”며 “그 결과 조선은 두 강대국 사이에서 흔들리다 식민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근대화는 천황제와 이와쿠라 사절단 두 기둥으로 이루어졌다. 일본은 천황제를 지키면서도 이와쿠라 사절단을 통해 서구 문명을 받아들였다. 이와쿠라 사절단은 1871년 유럽·미국 등 12개국을 돌며 근대 문물을 배운 46명의 젊은 인재였으며, 그들의 평균 나이는 32세에 불과했다. 그 결과 일본은 불과 수십 년 만에 근대 국가로 도약했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은 ‘천황제 정신’은 남아 있으나, ‘이와쿠라 정신(개혁의 정신)’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해방 이후 80년, 두 번의 40년 주기”


그는 “1945년 해방 이후 지금까지 80년이 흘렀다. 즉, 대한민국은 두 번의 40년 주기를 거쳤다”라며 해방 이후를 ‘두 번의 40년 주기’로 구분했다. “첫 번째 40년은 냉전 시대(1945~1985), 두 번째 40년은 탈냉전 시대(1985~2022)였다. 대한민국은 미국 진영에 속해 산업화 기반을 다졌고, 1987년 민주화와 19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속에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미국과 소련이 세계를 양분한 냉전 시대에, 한국은 미국 진영을 선택했다. 미국의 원조와 안보 우산 속에 경제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박정희 시대의 경제 발전이 이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탈냉전의 서막이었다. 그로부터 4년 뒤 중국과 수교(1992), 소련과 수교(1990)를 맺으며 세계로 외교 지평을 넓혔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경제는 1만→3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11047_12386_547.jpg 10월 23일 미래경제문화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강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하지만 같은 시기에 북한은 핵무장을 진행했다. 북한은 1993년 NPT 탈퇴 선언, 2006년 1차 핵실험,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결국 2022년, 대한민국은 UN 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승격됐다. 그해가 바로 탈냉전이 끝난 해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1990년대 노태우 정부 시절 중국·소련 등 32개국과 수교를 맺으며 외교 지평을 넓혔고,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며 “탈냉전기 40년은 우리에게 축복 같은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2022년, 탈냉전의 종결과 새로운 무질서의 시작


2022년 미국 백악관은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탈냉전은 끝났다. 미국 주도의 질서를 바꿀 능력과 의지를 가진 유일한 국가는 중국이다.”


“이 선언은 ‘미국 일극체제의 종말’을 의미했다. 즉, 세계는 다시 혼란기, 다극 체제, 신(新)패권 경쟁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 시기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같은 세력이 부상했다”라고 전했다.


끝난 탈냉전,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 진입…한국의 3대 위기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022년 미국 백악관이 ‘탈냉전은 끝났다’고 선언한 이후, 세계는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벗어나 다극 체제로 들어섰다”며 “중국이 미국의 질서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떠오른 만큼, 새로운 패권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한민국은 지금 법치·경제·대외관계의 세 가지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주력 산업인 제조업은 이미 중국·인도로 이전됐고, 성장 엔진이 약화된 가운데 국제 질서가 요동칠 때마다 한국 내부는 먼저 분열하는 고질적 약점을 보여왔다. 국제 질서가 요동칠 때마다 내부 분열을 보이는 것은 과거 조선 말기의 모습과 닮았다”고 진단했다.

11047_12387_613.jpg 10월 23일 미래경제문화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강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고종 시대와 닮은 오늘


그러면서 그는 함재봉 교수가 한말을 인용하며 “오늘의 한국을 ‘근대 조선 말기’에 비유한다. 그때처럼 지금의 한국인 속에는 다섯 가지 사상이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친일 개화파, 친중 위정척사파, 친러 공산주의, 친미 기독교, 민족주의 이 다섯 갈래의 DNA가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주도 시대가 끝나고 세계가 혼란에 빠지자, 한국 사회 내부의 분열도 재현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40년 전환점에 서 있는 대한민국”


강연을 마무리하며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지금 우리는 냉전 이후의 안정기를 지나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로 들어섰다. 즉 또 한 번의 전환기에 서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지도자 개인의 리스크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얼마나 통찰하고 준비하는가에 달려 있다. 세계 질서의 변화를 통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역사는 반복되지만, 준비된 나라만이 그 주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047_12388_623.jpg 10월 23일 ‘미래경제문화포럼’ 단체사진

한편, 미래경제문화포럼은 급변하는 세계경제의 환경 속에서 미래의 경제 흐름을 정확히 읽고 시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우리 문화의 가치를 깊이 인식해 경제와 문화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자 지난 2015년 9월에 창립됐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AI 시대, ‘진영 알고리즘’을 설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