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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Jul 07. 2020

코로나 19는 zoom을 싣고.

- “여기 모인 수강생들 모두 죽었다가 다시 살았네요?! 하하.."

그래서 더욱 절실했던 걸까? - 비대면zoom수강(2020.06.27)

       

‘헥헥.. 숨 막혀. 안 되겠다.

   내리자.’


늘 받아오던 병원의 치료대신 

새벽마다 보라매공원 만보 걷기를 한다.


그런데 작년 이 맘 때 보다 더욱 힘들어졌다.

이젠 아무리 덥고 땀이 나더라도 방역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

    

트랙 돌기는 그나마 좀 낫다.

걷기를 마친 후 윗몸일으키기를 

40회씩 3세트를 하는데 그때부턴 

땀이 물을 끼얹은 듯 목을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그래도 이젠 절대 

마스크를 내리면  된다.


다른 운동기구들이 있는 공간이라

 새벽시간에도 사람들이 꽤 많다.


 집단 활동에서의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크기에

 지켜야할 운동 에티켓이 되었다.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 이젠 마스크 없이는 탑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로 인해 몰상식한 승객들의 폭언과 기사를 폭행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마스크 착용을 하는 게 상대방뿐 아니라 본인의 안전을 위한 일인데 왜 이러는지.    

 

‘이런 몰상식한 사람부터

 코로나 19 감염 안 되나? 쳇.’



어려운 상황은 나의 일상에도 찾아온다.


 올 초부터는 그동안 해오던 활동들이 모두 막혔다.


 그림 작업을 주로 올리던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도 수차례 있었을 

업체들의 그림 공모전이 씨가 말랐다.

  

    

그리고 더욱 막막해진 현실.

그동안 꾸준히 이어오던

장애이해교육 제의 역시 단 한 건도 없다.


코로나의 전염을 막기 위해 

초 중학생들은 학년 별로 등교를 한다.


등교를 하지 않는 학년에서는 

대부분 비대면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이런 안 좋은 상황에 맞춰 

나를 바꿀 시기다.

     

‘장애이해교육, 미술심리치료도

비대면 강연 zoom이다.

 

이제 배워보자!’   

  


zoom을 배우기 위한 ‘원 데이 캠프’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쪽의 

장애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일정이다.

노트북을 지참해야 하는데 짐이 무겁기도 했다.


아직 눈에 익지 않은 장소라 

엄마의 차로 이동했다. 고정욱 작가의 사무실도 이 건물 4층에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휠체어를 타고 참가한 인맥들도 종종 눈에 띈다.


 오전 10시부터는 참가자들(23명)의 개인 소개를 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다른 환자들을 치료만 하다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어요.
급박한 수술을 마친 후엔
 한쪽 신경이 모두 마비가 왔죠.
 생활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춤으로 재활운동을 하게  거죠.

제가  동작을 하나 보여드릴까요? 허헛..”

 관중들의 환호에 그가 웃으며 댄스 스텝을 밟는다
 둘헛둘 요렇게 빙그르르..
그의 반백의 콧수염이 멋지게 빛난다.           


늘 바쁘게 환자들을 돌보던 

중년 남성의사.


그러다 갑자기 본인에게 찾아온 질환 뇌경색으로 한쪽 신경이 마비되는 장애가 왔고 춤을 통해 재활치료는 물론 새로운 삶을 되찾았단다.


.


그리고 다음 순서가 내 차례.

“이곳에 모인
 여러분들은 4월 20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지요?”


 나의 질문에 저마다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장애인의 날이요~” 그리고 말했다.
 “네 맞아요. 장애인의 날이지요. 이번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서 문체부에서 발행하는 정부 주간지 ‘공감’에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인터뷰했던 한겨레일보 심 기자도 오늘 취재 나오기로..”      

어느 정도 관심이 쏠린 후 

내가 장애인이 된 이유와 시각장애인복지관을 다니며 진정한 빛을 찾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발표하듯 내 소개를 마치고 

옆자리의 여성이 바통을 잇는다.   

              

저는 그동안 주택분양,
투자에만 매달리며 살았어요.

돈이 되지 않는  쳐다보지도 않았고요. 호호..
그렇게 바쁘게 살던 
어느 ..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어요.. 여기저기  병원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했지요..”

찰랑이는 단발머리 앞가르마에 듬성듬성  흰머리가 아주 시크한 여성이다. 또렷한 발음으로 그동안의 아픔과 성장 스토리를 말한다.     


그 후로 그녀는 기적적으로 삶을 되찾았고

 이젠 힘든 다른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일들로 

삶을 채운다고.


 그동안의 그런 고통이 없었더라면 성장하지 못했을 거라’는 그녀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한다.


그녀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정욱 작가의 위트 있는 한 마디.   

            

여긴 다들   이상 

죽었다가 살아나야 참여할  있는 

모임입니다. 하하..”


이에 모두들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렇게 ’죽사모'(죽었다가 살아난

사람들의 모임)가 결성된 거다.

        

요즘 코로나 19의 여파로 비대면으로 하는

 zoom이 대세라고.

 

오프라인으로 강연을 하다가

비대면이 필요한 이들이 모였다.    

  

그들의 사연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이지만

무언가를 바꾸고 채워내려는 노력은 매한가지.          


‘가즈~ 아!?’ㅎㅎ

     

‘코로나 19는 zoom을 싣고..’ (1)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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