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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Aug 26. 2020

#코로나_비대면 ‘코로나’ 위기를 맞는 우리의 자세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요즘. 내 수업도 변해야겠군요-2020.

:교육기관들이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요즘. 내 수업도 변해야겠군요. -코로나 이후 장애이해교육 (2020)    

   

“고모, 나 내일 호텔 가고..

수영장두 간다! 잼있겠지?~ 히히..”


오랜만에 만난 조카 루아의 자랑이다.


루아는 유치원 방학 때 친구들과 호텔 내 수영장에 갈 거라며 들떠있다.  

((소소한 이벤트))
'맘에 들면 저..입양해가세요~
웃을 일 없어도 모두
웃는 날 되시라고.

 -동생이 생기며 루아가 겪게 되는 이야기로 그림 작업 (2018)   

 

국내 호텔 이용객들로 손해를 막아보려는
 4성급 호텔 측에서 마련한 ‘궁여지책.’


작년 대비 해외유입 관광객들이 77%가 줄었고(관광업계 손해 5조 9천억 원 20.07) 숙박업계들도 여기저기 폐업처리가 이어졌다.


특히나 한류 열풍으로 관광객들이 붐비던 명동의 쇼핑몰들도 한집 건너 한집은 폐업상태라고. 헙. 지금도 위성채널에선 국내 호텔 이용 이벤트 광고가 한창이다.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여행도 어렵고 최근 긴 장마 탓에 수해지역이 많아져 야영도 쉽지 않다.


결국 루아네는 유치원 엄마들끼리 호텔로 여름방학 휴가를 예약했나 보다.


나 역시 ‘코로나’로 입은 피해가 상당하다.


올해엔 그림 공모전도 아예 없어졌고

꾸준히 들어오던 교육기관의 ‘장애이해교육’도 2019년 12월 이후부터 정체.


코로나가 발병한 후 2020년 1학기부터 온라인 수업을 병행, 아이들의 출석도 짝, 홀수로 번갈아 등교로 조심하는 추세란다.


-코로나로 인해 대학, 초 중고의 온라인 수업(2020)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다.

온라인 수업이 아직 생소하지만 일단 배워야겠다.


비대면 회의 프로그램인 'zoom'을 배워서

교육기관에서 요청할지 모를 비대면 강연을 준비했다.     


하지만 막상 zoom을 익혀보니 현재 나의 수업과는 그리 맞지 않을 거 같다.


내가 하는 ‘장애이해교육’이 아이들의 ‘미술심리치료’가 우선인데 온라인으로 그림 참여를 높이기가 쉽지 않겠다.


두 번이나 수강한 시간과 수강료가 아깝지만 나중을 위해서.

 

상대방에서 요구하는 항목을 전혀 알지 못해서 거절하는 것과 그걸 알지만 맞지 않아 활용하지 않는 것에는 그 차이가 크니까.


어쨌든 앞으로도 코로나가 장기화된다고 하니 이젠 온라인수업을 준비해야겠다.  

  

‘음.. 그럼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에게

온라인 간식 상품권을 줘볼까?’     


아직 강연이 들어온 것도 아니면서

별 고민을 다 해본다.     


그러던 중 ‘장애이해교육’을 비대면으로 교내 방송실에서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아, 알고 보니 오래전 방송실에서 강연했던 이천 송정초교에서 추천했단다.     

 



‘학급마다 강연은 어렵고..

방송실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장애이해교육을 하면 어떨까요?

그것도 가능한가요?’

 -이천 송정초교 교사 (2016)         


전화를 받고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기존에는 학급단위의 작은 규모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방송실이라. 그래도 안 되는 게 어디 있겠는가? 맞춰봐야지. 내가 교사에게 말했다.        


“방송실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저학년이 이해도가 떨어질 테고.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누어서 해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방송실에서 수업을 할 때 몇몇 학생들과
 직접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중계하며 함께 그림 수업을 진행하면 어떨까요?”  


        

물론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직접 조언을 곁들이는 게 효과가 크겠지만 어차피 인원이 많다면 개인지도가 쉽지 않을 거다.


과거 다른 기관 강당 수업들도 강연만으로는 가능했지만 그림을 그리기엔 장소가 불편하고 특히나 뒷좌석의 아이들까지는 몰입하기에 벅찼다.

     

실시간으로 tv를 보면서 함께 그림을 담는다면 어떨까? 그렇게 교내 작은 방송실에 5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카메라가 설치된 쪽으로 아이들의 책상을 놓으니 공간이 빡빡하게 채워졌다. 먼저 준비해온 동영상과 pptx자료로 장애를 입은 후 그림 작가가 된 나의 사연과 활동모습으로 아이들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쉬는 시간 없이 다음 시간을 연결해서 모두를 멋진 작가로 만드는 시간이 되었다.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짧은 글도
 함께 담아보는 거예요.”  

   



본인의 생각을 그림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쉬운 설명을 곁들였다.


내가 지도하는 그림 수업에는 연필과 지우개는 사용하지 않는다.


나의 경우 여러 겹으로 깨져 보이는 불편해진 시각장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하게 된 ‘볼펜드로잉’인데 담다보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건 바로 수정 없이 볼펜으로 바로 그릴 때 꾸밈없는 감정이 표출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연필,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처음 서먹한 분위기에서 점점 그림에 자신의 마음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게 우리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실시간 화면으로 교내 아이들에게 공개된다. 방송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모두 저마다 멋진 세상을 담아냈다.

       

수업을 마치고 후에 들은 얘긴데 방송을 보며 수업하는 아이들의 그림 집중도가 아주 높았다고 한다. ‘라이브’그림이 몰입이 높아지는구나.


그리고 이날 아이들의 작품들 중 우수작을 뽑아 선물을 주고 교내 전시를 진행했다.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며 느끼게 된 것 중 재미있는 사실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것. 특히나 연필 스케치를 못한다는 것에 

두려움이 크다.


오히려 저학년으로 갈수록 연필 사용을 못한다는 것에 별다른 구애가 없다.

   

더 재미있는 건 학원 뺑뺑이가 일반적인 수도권 아이들보다 푸른 자연을 느끼며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는 지방교육기관 아이들 그림의 상상력이 훨씬 앞선다는 것.  

   

이번에 강연 요청 온 지역이 서울권이 아닌 이천이라 더욱 기대가 크다.


앞으로 수업을 하게 되면 각반의 담임들에게 아이들에게 줄 상품으로 미긍 엽서를 넉넉하게 준비해야지.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승산이 없는 요즘.


단골 미용실 '깁슨' 원장이 생각난다.

   

취미로 많은 애견들을 키운다는 그도

이참에 헤어숍과 애견 미용실을

함께 하면 좋지 않을까?  


에이~ 남이사 

상관 말자.  

       

그냥 나나 제대로

 잘해보는 걸로.ㅋㅋㅋ;   

      

-미용사 깁슨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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