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제발 내려 주세.흑' 헉! 울음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
‘에휴~ 내가 갈만 한
반이 없네. 어쩌지?’
개설된 반 대부분이
점자 반’이나 ‘안마 반’이다.
연초가 되면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반 편성표를 공지하는데 이제는 주로 그림을 그리는 문화생활보다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에 실용적인 과목들만 올라온다.
사실 나에게 시각장애가 생겼다고 해도
일상에 ‘점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불편해진 손으로 안마를
배워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안 되겠다. 다른 복지관을
찾아보자!’
그렇게 찾게 된 곳이 ‘강남장애인복지관’인데
그곳에서 나와 동갑인 그녀를 소개받았다.
외 꺼풀 눈에 앞머리 없는 까만 단발머리.
화장기 없는 선한 눈매가 맘에 든다.
그날의 만남 후로 한동안
복지관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관에 서류를 제출해서 전시 지원금을 신청하는 방법을 그녀를 통해 배우게 된다.
“휴.. 이제 겨우 서류 자료 다 올렸네요. 담부턴 주혜 작가님 스스로 해야 해요~”
그녀 덕분에 수령한 전시 지원금으로
첫 번째 개인전을 하게 되었다.
다음 해에 그녀는 결혼을 했고
사내아이를 낳았다. 사진으로 공개된 아이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그리고 sns에 연거푸 올라오는
아이와의 모습들이 너무 좋아보였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이가 보는 시선이 편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언젠가 아이의 안부를 묻는 내게 그녀가 울먹이며 이런 말을 했다.
- 볼펜 드로잉 (2011~)
아이 엄마에게 보내기 전 자주 하던
sns에 그림을 올리니 나와 소통하던 친구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뜨겁다.
당연히 아이 엄마도
내 그림을 맘에 들어 할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이 착각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이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이유는 아이의 상황을 너무
사실적으로 드러내서였다.
초점이 맞지 않는 아이의 눈빛까지도.
엄마에게 아들의 시선은
커다란 상처였다. 나는 재빨리
sns에서 그림을 내리고 폐기했다.
-감기는 왼쪽 눈이 정상
('코로나에도 울엄만 원더우먼'-1 마침)
2편으로 계속...
요즘 바쁜 일정 탓에
자주 열지 못하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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