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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Dec 28. 2020

#장애극복_에세이 ‘내 안의 얼음을 깨라!’-1

: “너같이 못생긴 애들은.. 내 눈이 아무리 나빠도 잘 보이거든..?!

    ‘얼음은 이걸로 깸. 망치론 안 깨짐.’         

최근 얼음과 망치의 사진자료들을

조합해서 얼음을 깨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그걸 평가받기 위해 정 멘토에게 보냈는데..

얼마 후 그의 쿨~한

메시지가 온 것이다. 사진 자료와 함께.

실제로 얼음을 깨는 데 사용되는 기구를 처음 본다.

이런 송곳으로
 얼음을 깨야한다고?! ....’     
*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
새로운 만남에서 어색하고
서먹한 분위기를 깨뜨리는 일.     


주로 면접을 준비하는 신입사원들에게 필요하다지만

누군가에게 ‘아이스 브레이킹’이 필요할 거 같아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강연은 아이들 대상이 아닌 ‘장애이해교육’을 하려는 강사들을 코칭하기 위한 자리다.

참여인원이 12명으로 그들 중

 세 명은 비장애인, 나머지는 선천적인 장애(시각, 청각, 뇌 병변 장애)를 가진 강사들.


최근 코로나 감염 위험단계가 높아져서 비대면 강연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학습해온 zoom을 활용해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 고정욱 작가와 zoom캠프

    

근데 문득 생긴 궁금증.

시각장애가 있으면 소리로 강연을 듣는다지만

 청각장애는 어떻게 하지?

내가 동작이 그리 큰 것도 아닌데 말이다.   

  

며칠 후 강연 제의를 했던 양 강사에게 물어보니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청각장애의 경우엔
강의 내용을 바로바로 타이핑해주는
속기사님이 있어요.
걱정 말아요~ 호호”


 ‘오호~ 그렇담 다행~’  

          

- 장애이해교육 중 아이작품


강연을 시작하려는 강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생각하다가 과거 내가

처음으로 강연했던 기억이 스친다.

초등학교 4학년 반에서 했던

‘장애이해교육’이었다.   

    

“여기, 미긍 작가님은
사고로 입게 된 시각장애와
 여러 장애를 딛고
 그림 작가로 활동하는..”


담임이 내 소개를 하니 아이들의 시선들이 일제히 나에게 쏠렸다.

 ‘윽. 빌어먹을.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이런 시선들만큼은 왜 이리도 선명한지.’     


그때 갑자기 앞줄에 앉은

한 남자아이가 나를 보며 외쳤다.  

         

“선생님, 정말
 앞이 안 보인다고요?
 이.. 이것도 안 보이겠네요?
헤헤헷...”


그러면서 아이는 본인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혀를 길게 빼서 메롱 거렸다.

'아.. 너.. 진짜 싫다!'    

  

나는 조용히 아이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너같이 못생긴 애들은
 내 눈이 아무리 나빠도 잘 보이거든!?
그렇게 얼굴을 더 못생기게 만들면 좋아?
 보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

 그러면서 내 두 주먹으로

아이의 얼굴을 마구 뭉갰다.

그러자 그 아이는 내 손아귀에 잡혀 빌었다.

 "으.. 윽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신 안 그럴게요~ 흑흑.."


그 모습을 보며 주변 아이들이 깔깔 웃어댄다.

     

물론 이건 나만의 상상.


요즘 아이들에게 이러다가는

 핸드폰 사진으로 찍혀서 고발당하지~   

  

현실 속 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ㅠ    


2편으로 계속..

  

-장애이해교육을 마치고 사인 중.(19)

아이들과의 '눈 맞춤'이
   그립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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